중국의 지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7%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률에 중국 긴축정책에 대한 리스크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 4분기 GDP가 1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5%를 웃도는 것이다. 2009년 연간 GDP는 8.7% 증가로 나타났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9% 상승으로 전달의 0.6% 상승에 비해 큰폭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예상치인 1.5%도 훌쩍 웃돌았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1.7% 상승하며 예상치 0.2%를 크게 상회했다.

반면 12월 산업생산은 18.5% 증가로 전달 19.2% 증가에 비해 부진했고, 예상 증가치인 19.6%에 못 미쳤다. 도시고정자산투자도 30.1%로 전달의 32.1%에 비해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긴축정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발표 후 하락반전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조용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고 경기가 이미 활황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중국 정부가 강한 수요억제책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되며 금리인상 시기도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빠르면 구정 연휴 이후에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중국 은행들에 대한 추가 지급준비율 인상을 포함한 강도 높은 창구지도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긴축의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생산과 투자가 예상보다 약화된 것이 어느 정도 리스크를 상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2분기 중반인데 이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다"며 "빠르면 1월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은 12월부터 내린 폭설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되는데, 폭설 영향이 지속되면서 1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 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내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식료품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오 애널리스트는 "올해 긴축정책은 2003~2004년과 같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지준율 인상은 세번 진행됐지만 금리는 단 한차례 인상에 그쳤다"고 말했다.

올해 한 차례 금리인상 이후로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를 주가 바닥으로 삼아야 한다는 평가다.

아직까지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지표 호전을 향후 중국 통화긴축 강화로 우려하는 시각이 많지만, 중국은 1분기 중 소비 및 민간투자 활성화를 꾀하고 있어 이 시점에서 투자를 압박하는 긴축카드를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