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향한 '특허괴물(patent troll)'들의 공세가 눈에 띄게 수그러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년간 비타협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특허전문회사들의 무리한 요구들을 물리쳐온 데 따른 것이다.

21일 미국의 특허관련 단체인 페이턴트프리덤(patent freedom)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특허괴물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건수는 5건에 그쳤다. 이는 2007년 14건,2008년 11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애플과 소니는 지난해 각각 21건,17건의 소송을 당해 특허괴물들로부터 소송을 가장 많이 당한 업체 1,2위에 올랐다. 또 델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10건이 넘는 소송을 당했고 LG전자도 8건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특허소송 제기가 부쩍 줄어든 것은 지난해 초부터 특허괴물들과 중간에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법적으로 끝까지 대응하고 나면서였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특허괴물들의 태도를 바꾸려면 중간에 어정쩡하게 타협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적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특허괴물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았겠느냐"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특허괴물들로부터 모두 42건의 소송을 당해 세계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하지만 신제품 출시나 기술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실제 제조기술을 갖고 있는 해외 기업들의 특허권을 존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등록된 특허만을 갖고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는 특허괴물들과는 대응방식을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램버스 코닥 스팬션 퀄컴 등과의 특허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