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0%에서 2.7%로 끌어올렸다. 동아시아 · 태평양지역 국가들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지만 중국은 주택시장에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각국이 출구전략을 잘못 다룰 경우 경기가 반등한 뒤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20일 발표한 '2010 세계경제 전망보고서'에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6월에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2.0%로 예상했으나 이번에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2.2%로 추정했다.

세계은행은 미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1.8% 성장에 그치는 데 비해 중국 등 동아시아 · 태평양지역 국가들이 8.1%의 성장률로 올해 경제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올해 2.5% 성장하지만 중국은 9.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 부족을 이유로 한국 관련 전망치는 내놓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힘든 시기가 지났으나 각국 정부가 올해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 이행시기 등을 너무 일찍 잡거나 출구전략을 과도하게 적용할 경우 2011년에 '더블딥'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금융사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지속돼 자금시장의 경색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4.4% 감소했던 세계무역은 올해 4.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76달러 선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