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뒤엔 대만 IT…스마트폰 전쟁의 진정한 '위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아이폰은 홍하이정밀·구글폰은 HTC가 생산 주도
실패 과감히 허용하는 R&D로 시장 점유 급속 확대
실패 과감히 허용하는 R&D로 시장 점유 급속 확대
2007년만 해도 세계 휴대폰 사용자의 7%만이 스마트폰을 썼다. 2년여가 지난 지금 스마트폰 점유율은 17% 선을 넘는다.
이 같은 스마트폰 시장 급팽창의 배경에는 애플의 '아이폰 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아이폰은 출시 2년여 만에 35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올해는 구글이 '넥서스원'을 내놓으며 애플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이 구글이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스마트폰을 선보인 데 이어 구글 독자 브랜드까지 가세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애플과 구글 뒤엔 보이지 않는 주역이 있다. 바로 훙하이정밀과 HTC로 대표되는 대만의 전자제품위탁생산(EMS) 업체들이다.
◆급부상한 대만 EMS 업체
골드만삭스는 구글이 올해 넥서스원을 350만대가량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TC는 넥서스원을 생산해 구글에 공급하고 있다. 1997년 휴대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로 시작한 HTC는 2006년 6월 MDA HTC터치 등 독자 브랜드 휴대폰도 내놓기 시작했다.
HTC는 넥서스원 외에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도 버라이존 등 해외 통신사업자들을 통해 팔고 있다. HTC는 이미 노키아 RIM 애플에 이은 세계 4위 스마트폰업체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안드로이드폰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5%에서 2012년에는 18%로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 뒤에 HTC가 있다면 애플 뒤엔 훙하이정밀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이 오는 2분기 중 내놓을 4세대폰인 아이폰 N90과 N99 덕분에 훙하이정밀의 매출이 올해 2조4700억대만달러(771억8000만달러),내년에는 2조9600억대만달러(9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훙하이정밀은 아이폰 N90과 N99를 연간 총 3000만대 이상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패는 성공의 지름길"
HTC는 1990년대 후반 윈도 기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만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HTC는 2002년 윈도 기반 스마트폰인 오렌지 SPV를 처음 제조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피터 초우 HTC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기술진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기반을 다졌다.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빈도 그 중 한 명이다. 루빈이 안드로이드란 회사를 만들었을 때 HTC는 스마트폰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2005년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면서 HTC가 생산업체로 낙점됐다. MS와의 인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HTC가 MS의 경쟁사인 구글과 손잡게 된 것이다.
여기엔 창업자 처 왕 회장의 공격 경영이 한몫 했다. "구글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을 때 앞에 보이는 건 하나도 없었다"고 회고한 그는 "HTC 인력 50여명을 구글에 보내 적극 협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HTC 연구소의 실패 목표율은 95%다. 실패할 아이디어를 충분히 만들어야 괜찮은 것을 빨리 수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늘 성공만을 요구하는 대만의 기업문화와는 달랐다. 모든 서류나 이메일,회의에서도 영어만을 사용하게 하는 등 글로벌화에도 적극적이다.
훙하이정밀은 중국을 등에 업은 낮은 생산비와 높은 기술력을 무기로 세계 최대 EMS 업체로 성장했다. 대만은 물론 중국 홍콩 등 중화권 최대 수출기업이기도 하다. 궈타이밍 회장은 1974년 7500달러로 창업해 세계 최대 휴대폰 EMS 업체로 키웠다. 2006년 한국 사무소를 설치,휴대폰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할 만큼 기술력 제고에 힘써왔다. 훙하이정밀은 나노 기술과 열전도 재료공학,그린 생산프로세스 등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으며 1만5000건이 넘는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이 같은 스마트폰 시장 급팽창의 배경에는 애플의 '아이폰 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아이폰은 출시 2년여 만에 35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올해는 구글이 '넥서스원'을 내놓으며 애플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이 구글이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스마트폰을 선보인 데 이어 구글 독자 브랜드까지 가세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애플과 구글 뒤엔 보이지 않는 주역이 있다. 바로 훙하이정밀과 HTC로 대표되는 대만의 전자제품위탁생산(EMS) 업체들이다.
◆급부상한 대만 EMS 업체
골드만삭스는 구글이 올해 넥서스원을 350만대가량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TC는 넥서스원을 생산해 구글에 공급하고 있다. 1997년 휴대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로 시작한 HTC는 2006년 6월 MDA HTC터치 등 독자 브랜드 휴대폰도 내놓기 시작했다.
HTC는 넥서스원 외에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도 버라이존 등 해외 통신사업자들을 통해 팔고 있다. HTC는 이미 노키아 RIM 애플에 이은 세계 4위 스마트폰업체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안드로이드폰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5%에서 2012년에는 18%로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 뒤에 HTC가 있다면 애플 뒤엔 훙하이정밀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이 오는 2분기 중 내놓을 4세대폰인 아이폰 N90과 N99 덕분에 훙하이정밀의 매출이 올해 2조4700억대만달러(771억8000만달러),내년에는 2조9600억대만달러(9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훙하이정밀은 아이폰 N90과 N99를 연간 총 3000만대 이상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패는 성공의 지름길"
HTC는 1990년대 후반 윈도 기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만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HTC는 2002년 윈도 기반 스마트폰인 오렌지 SPV를 처음 제조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피터 초우 HTC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기술진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기반을 다졌다.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빈도 그 중 한 명이다. 루빈이 안드로이드란 회사를 만들었을 때 HTC는 스마트폰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2005년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면서 HTC가 생산업체로 낙점됐다. MS와의 인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HTC가 MS의 경쟁사인 구글과 손잡게 된 것이다.
여기엔 창업자 처 왕 회장의 공격 경영이 한몫 했다. "구글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을 때 앞에 보이는 건 하나도 없었다"고 회고한 그는 "HTC 인력 50여명을 구글에 보내 적극 협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HTC 연구소의 실패 목표율은 95%다. 실패할 아이디어를 충분히 만들어야 괜찮은 것을 빨리 수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늘 성공만을 요구하는 대만의 기업문화와는 달랐다. 모든 서류나 이메일,회의에서도 영어만을 사용하게 하는 등 글로벌화에도 적극적이다.
훙하이정밀은 중국을 등에 업은 낮은 생산비와 높은 기술력을 무기로 세계 최대 EMS 업체로 성장했다. 대만은 물론 중국 홍콩 등 중화권 최대 수출기업이기도 하다. 궈타이밍 회장은 1974년 7500달러로 창업해 세계 최대 휴대폰 EMS 업체로 키웠다. 2006년 한국 사무소를 설치,휴대폰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할 만큼 기술력 제고에 힘써왔다. 훙하이정밀은 나노 기술과 열전도 재료공학,그린 생산프로세스 등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으며 1만5000건이 넘는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