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 더 월드' 콘서트 다시 한번
20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6.1의 초대형 여진에도 불구하고 아이티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원 노력도 긴급 구호에서 재건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북서쪽으로 35마일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 여진으로 건물이 흔들리고 난민 캠프에서 대피 소동이 벌어지는 등 아이티가 또다시 아수라장에 빠졌지만 심장마비로 여성 한 명이 숨진 것을 제외하곤 아직까지 추가 희생자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리히터 7.3 규모 대지진이 발생한 후 계속된 40여건의 여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미국은 여진 발생 직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하려던 해군 4000여명을 아이티에 긴급 투입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아이티 주둔 미군은 총 1만6000여명으로 불어난다.
아이티판 '마셜플랜' 논의도 시동을 걸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아이티는 음식과 연료값 폭등,잇단 허리케인과 지진 등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아왔다"며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잿더미 유럽을 부흥시킨 미국의 마셜플랜처럼 대규모 원조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인들을 고용,재해 복구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DP는 1100여명의 아이티인에게 하루 5달러씩 지급하고 도로 복구,잔해 치우기,전기 등 인프라 구축 작업에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팝스타를 주축으로 아이티판 '위 아더 월드(We are the world)' 콘서트 계획도 무르익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 록그룹인 U2와 미국 팝스타 제이지는 최근 아이티 구호를 위한 노래 녹음을 마쳤고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팝스타들은 22일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영국 런던 등에서 지진 피해로 고통받는 아이티인을 돕기 위한 '아이티를 위한 희망'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오는 27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의 3대 주제에도 아이티 재건 문제가 포함될 예정이다.
대재앙에 빠진 아이티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지진 난민들은 여전히 극심한 식량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5만명의 부상자 가운데는 제때 치료를 못 받아 패혈증에 걸리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구호품 배급이 미군의 공항 통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미군은 아이티의 자크멜과 인접국 도미니카공화국의 산 이시드로 공항 등 2개 공항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