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공주교대 등이 세종시에 입주할 전망이다. 세종시에 충청권 대학 연합캠퍼스를 조성해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21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송용호 충남대 총장과 전우수 공주교대 총장 등은 최근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실을 찾아 충청권 연합캠퍼스 계획안을 제출했다. 충남대 · 공주교대 · 한밭대 등 3개 대학이 공동으로 캠퍼스에 입주하는 내용이다.

3개 대학은 모두 국 · 공립대학이다. 캠퍼스 부지를 사고 건물을 짓는 비용을 추가적인 국가 재정 지원으로 충당할 수 있는 이점을 안고 있다. 김관복 교과부 대학지원관은 "국 · 공립대들이 세종시 캠퍼스에 참여할 경우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며 "일반적인 대학 캠퍼스 건축비를 감안했을 때 수천억원 규모는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 입장에서는 인력만 충원하면 되는 '공짜 캠퍼스'인 셈이다. 김 지원관은 "사립대가 (세종시) 캠퍼스에 들어올 경우 재정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충남대와 공주교대는 연합캠퍼스에 인문 · 사회 분야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진윤수 충남대 기획처장은 "과학 · 공학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 고려대나 KAIST와 차별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대와 경쟁할 가능성에 대해 "서울대가 세종시에 입주하든 하지 않든 관계없이 인문 · 사회 쪽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했다. 공주교대 관계자도 "교대는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인 만큼 인문 · 사회계열 교육시설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산업대인 한밭대는 산업과 긴밀하게 연결하는 산 · 학 · 연 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수 한밭대 기획처장은 "아직 아이디어 단계지만 기존 대학 산 · 학 · 연 시설 중 일부를 확장 이전하는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연합캠퍼스는 대학연구타운 구역 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이 전용으로 활용하는 건물과 공동 활용 건물들이 혼재한 형태다. 이들은 청와대 측에 3개 대학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캠퍼스 부지로 100만㎡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연합캠퍼스' 방안이 사실상 충남 일부 국 · 공립대들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충청권' 연합캠퍼스라는 이름과 달리 충북지역 대학들이 세종시 입주 대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아 충남지역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충남지역 4개 국 · 공립대 중 공주대는 나머지 3개 대학과 행보를 달리해 독자적인 세종시 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공주대와 충남대는 오랜 경쟁 관계인 데다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공주시민들의 민심을 고려하다 보니 3개 대학과 함께 움직이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