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총사'가 모처럼 동반 급등했다. 연초 가파르게 하락하던 원 · 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는 데다 곧 발표될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 것이란 기대가 주가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21일 5.31% 오른 10만9000원에 마감,나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 10월23일 6.31% 급등한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역시 각각 3.74%,2.70% 올랐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주식을 처분했으나 지난 15일부터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데 이어 이날은 기관까지 '사자'에 가세해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 3총사'의 이 같은 강세는 무엇보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란 평가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의 4분기 순이익은 자회사인 기아차의 턴 어라운드와 해외 공장 가동 극대화 등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기아차 역시 4분기에 매출 5조6000억원,영업이익 3790억원으로 모든 면에서 시장 평균 예상치를 웃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지만 올 1분기부터는 다시 이익 증가 추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관들이 올 들어 조선주가 급등하자 같은 운수장비업종에 포함된 자동차주의 비중을 줄이고 조선주를 사들였는데 이런 흐름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경우 최근 몇 개월간 등락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10만원 선은 지켜왔다"며 "최근 주가가 10만원 선까지 떨어지자 추가 하락할 여지보다는 반등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시장 점유율의 반등 여부는 투싼ix와 YF쏘나타의 미국 판매 성적표가 나오는 올 3월 정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