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 태양광 테마주들이 삼성물산현대중공업의 해외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 덕분에 강세를 보였다면,이번에는 실제 해외 수주가 잇따르면서 구체적인 매출 확대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코스닥시장에서는 태양광 모듈 및 시스템 전문 업체인 에스에너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 회사는 삼성물산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평산이 4.92% 오른 것을 포함해 용현BM 유니슨 태웅 현진소재 등의 풍력주도 오랜만에 일제히 상승했다. 동국S&C는 기관과 외국인이 대거 차익매물을 내놓으며 4.60% 하락한 1만2450원에 마감했지만 장중엔 1만4050원까지 치솟아 지난해 9월 상장한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날 삼성물산이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로부터 60억달러(약 6조8000억원) 규모의 풍력(2GW) 및 태양광(0.5GW) 단지 조성사업을 수주해 2016년까지 건설에 나선다고 알려진 것이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원전에 이어 풍력 · 태양광 부문에서도 굵직한 해외 수주가 나와 국내 부품업체들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상사부문)이 기자재 구입과 파이낸싱 시공 등 전체적인 사업을 총괄하는데 계약은 21일(현지시간) 체결된다"며 "이번 캐나다 수주를 바탕으로 북미시장 진출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오는 25일 파키스탄 기업과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어서 이날 2.08% 오른 2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800억원 규모의 발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국 웨이브 윈드사로부터 1.65㎿ 발전기 6기를 수주하며 미국시장에도 이미 진출한 상태다.

다만 국내 풍력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도 불구하고 단기 수급면에서는 차익매물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캐나다 수주로 삼성물산에 풍력터빈 1000개(약 5000억원 규모)를 납품할 것이 확실시되는 동국S&C의 경우 이날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로 장중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공교롭게도 동국S&C(순매도 28억원) 태광(27억9000만원) 평산(22억원) 등 풍력주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외국인도 태웅(90억원) 동국S&C(14억8000만원) 주식을 많이 팔았다. 반면 풍력터빈(발전기)을 생산하는 삼성중공업은 삼성물산과 같은 계열사여서 납품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점쳐지며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사들였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풍력 · 태양광 발전사업은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어 국내 대기업들의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며 "풍력터빈이나 단조부품, 태양광 모듈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실제 매출 확대 가능성을 점검하며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혜정/조진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