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형 고성능차 '스바루'를 만드는 일본 후지중공업이 오는 4월 말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미 판매를 시작한 도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를 포함,국내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업체가 총 5개사로 늘게 됐다. 일본 5위권 업체인 마쓰다도 한국 시장 진출 방침을 굳히고 국내 자동차 판매체인인 A사,S사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토 마사쓰구 후지중공업 수석부사장은 21일 서울 남대문로 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과 부산 외에 대구 광주 등에도 딜러를 추가해 연내 600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년 미국에서 현대 · 기아와 함께 유일하게 판매를 늘린 브랜드가 스바루"라며 국내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연 140만대 수준인 국내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일본 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현대 · 기아차와 GM대우 등 국산차 업체들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동력성능 및 편의사양을 강화한 신차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후지중공업과 지산리조트의 합작법인인 스바루 코리아가 우선 판매할 차량은 총 3종이다. 중형 세단 레거시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포레스터,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아웃백 등이다. 기본 가격은 레거시가 3500만원,포레스터가 3800만원,아웃백이 50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스바루 차량의 특징은 4륜구동형에다,포르쉐와 같은 수평대향(복서)형 엔진을 달았다는 점이다. 최승달 스바루 코리아 사장은 "덕분에 눈길이나 빗길 주행 때 안전하고 좀 더 역동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레거시 300대,아웃백 150대,포레스터 150대를 각각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008년 9월 진출한 미쓰비시는 작년 한햇동안 국내에서 48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일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수입차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수입차협회는 올해 수입차 시장이 작년(6만993대)보다 20% 이상 성장한 7만4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원 · 엔 환율이 안정을 찾고 있는 데다 '캠리 돌풍'을 몰고 온 도요타 효과도 호재다. 닛산 미쓰비시 등은 연초부터 차값을 공격적으로 낮추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차종을 다양화하는 한편 성능 및 편의장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캠리 레거시 등에 대항할 수 있는 쏘나타 2.4ℓ 모델을 최근 내놨고,르노삼성도 같은 급의 뉴 SM5를 출시할 계획이다. GM대우는 올 7월께 준대형 세단 VS300(프로젝트명)을 선보인다. 수입 브랜드인 시보레 엠블럼을 달되,가격을 일본 중형차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