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금융기관 규제안과 중국 긴축정책 우려에 따라 급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지수가 160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단기 조정을 받더라도 오히려 이를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업은행들의 투자행위를 규제하고, 상업은행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투자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투자 위축 우려에 외국인들이 먼저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66포인트(2.19%) 내린 1684.35에 장을 마쳤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때 경험에 비춰, 미국 정부의 상업은행 금융규제에 따라 헤지펀드가 한국 증시에서 대량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날 주가를 떨어뜨렸다"며 "1주일 가량 단기적으로 조정이 나타나면서 코스피 지수가 16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에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갑자기 대거 물량을 쏟아내자 이날 수급이 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긴축 우려도 악재로 꼽혔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미국 증시가 상업은행 규제방안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현재 시장의 하락세를 주도하는 것은 중국발 긴축 우려"라고 판단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센터장은 "중국의 긴축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의 상업은행 규제방안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가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 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중 1600선에서 1750선을 오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실제로 긴축에 돌입할 경우 1600선까지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단기 조정을 받더라도 오히려 이를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조용준 센터장은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둔 시장 대응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번 단기 조정 시 은행주, 증권주 등 금융주가 급락할 경우 이를 감안, 금융주와 함께 유통주 등 일부 내수주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

박종현 센터장은 이번 조정을 시작으로 상반기 중에는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앞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축도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악재로만 볼 수 없다"면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한 세계 증시의 회복세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보다 적극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