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22일 한국표준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조찬회 강연에서 "중소기업 명함을 들고 다니기 싫어 석 · 박사급 인력이 (중소기업에) 취업하지 않는다"며 "이들을 정부 출연연구소 소속으로 취업시킨 뒤 중소기업에 파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일단 올해 200명의 박사급 인력을 중소기업 취업을 전제로 정부 출연연구소에서 고용한 뒤 이들이 중소기업의 연구인력으로 파견되면 급여 등 파견비용의 70%를 보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관련 예산으로 100억원을 확보했다.

최 장관은 "이들은 중소기업에 파견돼 최소 3년간 근무해보고 앞길이 보인다고 판단하면 그 기업에서 계속 일할 수 있고 아니면 출연연구소에 복귀할 수도 있다"며 "연구 · 개발(R&D)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출연연구소와 기업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한 결과 양측 모두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며 "파견 인력의 연봉은 7000만원 정도로 나쁘지 않은 대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다른 분야에 파급효과가 큰 부품소재,녹색기술 · 에너지, 신성장산업 등 3개 분야의 인력을 우선 고용해 업체당 1~2명 정도를 파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출연연구소엔 기존의 연구직과 행정직 외에 '파견 연구직'이 신설된다.

지경부는 오는 2월께 파견 연구인력에 대한 수요기업을 모집하는 공고를 낼 계획이며 올해 시범사업 결과가 좋으면 1000명 규모의 '고급인력 풀'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에 대해 "수요처인 대기업과 공급처인 중소기업이 짝을 맞추는 경우 R&D 예산을 우선 지원할 것"이라며 "수요처가 해결되면 중소기업이 안심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