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이 21일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감옥을 리투아니아 역내에서 운영했다는 논란 속에 사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비가우다스 우사크카스 외무장관은 그동안 리투아니아의 CIA 비밀 감옥에 억류된 사람이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하지만 최근 의회의 특별조사 결과 비밀 감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사임 압력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발표된 의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미 CIA가 테러 용의자를 억류하고 심문하는데 쓰기 위해 리투아니아 역내에 두개의 비밀 시설과 수송체계를 세우고 운영하는데 리투아니아의 정보기관이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과 외무장관과의 관계는 악화됐다.조사 결과에 대해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리투아니아 국민들을 향해 “(비밀 감옥이라는) 과오를 청산하고 책임을 지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우사크카스 외무장관의 사태를 숨기려는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고 둘은 이후에도 이웃국가인 벨로루시를 비롯한 외교정책에서 종종 충돌하는 보습을 보였다.이에 우사크카스 외무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사임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6년 미국의 법이 미치지 않는 외국에서 CIA가 테러범을 조사하기 위해 비밀 감옥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었다.이후 리투아니아는 의회 조사를 통해 이를 처음으로 인정했고,폴란드와 루마니아는 이같은 주장을 부인해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