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의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긴축우려와 미국의 은행산업 규제방침 등의 영향으로 지난주엔 조정을 겪었지만,펀더멘털(내재가치)은 여전히 양호한 편이다.

러시아 증시의 상승세는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지금도 러시아 증시 수준은 지난 5년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의 0.92배 수준에 불과하다. 브라질 증시가 현재 5년 평균 PER의 1.5배인 경우와 비교하면 훨씬 낮은 상태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등도 에너지 편입비중이 높은 러시아 증시 상승의 주 요인이다.

현재 러시아 증시는 금융위기 이후 고점이었던 2008년 5월에 비해 무려 80% 하락한 후 현재 저점과 비교하면 3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고점 대비 주가복원 정도를 비교하면 다른 결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러시아 증시는 고점 대비와 비교하면 아직 60% 수준을 회복했을 뿐이다. 90%를 넘는 브라질 · 인도네시아와 80% 수준인 인도 · 한국 등에 비해 아직 회복정도는 약한 상황이다.

러시아 증시의 상승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129%나 올랐던 작년과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저평가 매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수급 상황도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달러 약세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기업들의 이익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러시아 증시의 체력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러시아 증시가 에너지(65%) 소재산업(12%)의 일부 섹터 비중이 높아 외부 변수에 민감해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투자자보다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처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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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