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새내기 사무관들을 대상으로 이색적인 '수습교육'을 펼쳐 화제다.

지난해 말 새로 들어온 수습사무관 38명을 대상으로 책 돌려읽기 운동인 '북 크로싱'(Book crossing)을 연중 실시하기로 한 것.

'북 크로싱'은 한 사람이 책을 읽은 뒤 감상문을 꽂아놓으면 다음 사람이 그 책을 이어받아 읽고서 느낀 점을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독서 캠페인이다.

캠페인을 주도한 사람은 허경욱 1차관이다. 허 차관은 공직에 갓 입문한 젊은 사무관들이 업무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에 대한 안목과 폭넓은 지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다. '수습사무관 교육'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허 차관은 업무활동비를 들여 24종(種)의 책을 구입,지난해 말 수습사무관들에게 한 권씩 선물했다. 2주 동안 책을 읽은 뒤 독후감을 의무적으로 써 내야 하는 조건을 붙여서다. 첫 번째 책을 다 읽으면 다음 책을 서로 맞바꿔 읽는 방식으로 1년간 독후감을 쓰도록 했다.

책은 허 차관이 직접 골랐다. 글로벌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코드 그린',자유주의 경제학의 거두인 밀튼 프리드먼의 '화폐경제학',미국 예일대 교수인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 등 해외 석학들의 저서를 비롯해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경제개발의 길목에서',사공일 G20준비위원장의 '세계는 기다리지 않는다',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외환위기 징비록',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 등 국내 경제관료들의 저서도 리스트에 들어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