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한국 기업들에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

인도 시장 최일선에서 제품 생산 및 판매 야전 사령관을 맡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 법인장들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수출 전진기지 안성맞춤"

법인장들은 한결같이 튼튼한 '내수 펀더멘털'을 인도시장의 매력으로 꼽았다. 박한우 현대차 법인장은 "인도 경제구조가 내수 위주로 돼 있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며 "소득은 낮지만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당분간 8%대를 넘나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수 수요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신정수 삼성전자 서남아 총괄 전무도 "인도 정부가 대규모 내수 드라이브를 걸어 브릭스(브라질 · 러시아 · 인도 · 중국)국가 중 전망이 가장 밝다"며 "중저가 공장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범 LG전자 법인장은 "인도가 교육열이 높고 민주주의 정착으로 정치가 안정 돼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전자제품 보급률이 낮고 평균연령이 낮아 젊은층들이 많은 데다 경제가 고성장하고 있어 구매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주변 국가로 진출하는'교두보'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춘근 포스코 법인장은 "자동차 강판을 주로 공급하는데 차 구매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 현지 매출이 20% 성장할 것"이라며 "곧 착공하는 일관 제철소 공장이 완공되면 제3국으로 수출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 가구의 소득이 올라가면서 이들의 소비력이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는 게 법인장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도전 정신 충만"

신정수 전무는 "일본은 동유럽과 인도 등 과거 생활 여건이 어려운 곳에 직접 뛰어드는 것을 기피했다"며 "그러나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공장 건립에 나서거나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있고 중국 등 후발주자들도 야금 야금 시장에 들어오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범 법인장은 "우리 기업은 도전 정신이 충만해 있다. 십몇 년간 쌓은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일본과의 경쟁에 자신 있다"고 했다. 박한우 법인장은 "도요타가 최근 소형차를 선보였지만 현대차는 13년 동안 쌓은 저력이 있다"며 "시장 방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춘근 법인장은 "일본은 합작 진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단독으로 시장을 뚫고 있다. 리스크가 있으나 독자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더군다나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진취적이라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75% 이상의 주주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합작보다는 단독 투자가 '스피디한 경영 활동'에 유리하다는 게 법인장들의 분석이다.

첸나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