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도 3D로…올 150편 제작
문광부, CG산업에 2000억 투입
입체 영상을 가장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아이맥스 영화관에는 아직도 2~3주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바타 표를 구할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영상에 맞춰 바람을 일으키거나 좌석을 움직이는 서라운드 입체 영화관에도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방송업체들도 3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올 초 전문 채널을 연데 이어 위성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업체 티유미디어도 다음 달 세계 최초로 모바일 3D 방송을 시작한다.
◆달라지는 극장
아바타 상영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곳은 영화관이다. 70여곳에 불과했던 3D 상영관은 최근 120여곳으로 불어났다. CGV는 아바타 상영을 전후해 3D 상영관을 56개에서 80개로 늘렸고 연말까지 전체(575개관)의 30%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시네마도 17개에서 30개로 확대했고 메가박스도 연말까지 30개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바타 돌풍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이미 3D가 대세로 굳어졌다. 디즈니의 첫 3D 애니메이션 '치킨 리틀'(2005)은 미국에서 84개 3D 상영관에서 개봉됐지만 아바타는 무려 3129개의 3D 상영관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는 미국 내 전체 스크린의 10% 규모다. 미국의 영화시장 조사기업인 스크린다이제스트는 전 세계 3D 스크린이 2013년 현재의 3배 수준인 1만50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극장들이 이처럼 3D 입체 영화 설비를 확충하는 것은 일반 영화보다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국내 3D관 입장료는 1만3000~1만6000원으로 일반상영관 8000~9000원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게다가 아바타처럼 관람객까지 폭주하니 그야말로 대박이다.
◆영화 · TV 콘텐츠도 3D 열풍
3D 입체 콘텐츠 제작 열기도 뜨겁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150편의 3D 영화가 제작될 전망이다. 할리우드에서만 올해 20여 편의 3D영화가 제작된다.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피터 잭슨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3D 영화 '틴틴'을 제작하고 있다. 월트 디즈니는 내년까지 22편의 3D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전작 '타이타닉'을 3D로 다시 만들 예정이다.
국내서도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심해 괴물과 싸우는 내용의 '제7광구'와 외국 어린이들이 한국 절간에서 모험을 펼치는 '템플스테이'를 3D 입체로 제작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은 제2차 연평해전을 소재로 다룬 3D 영화 '아름다운 우리'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방송 분야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스카이라이프가 올 초 24시간 3D 방송 채널 '스카이 3D'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유미디어는 내달 중순께 모바일 3D 방송도 시작한다. 3D 입체 휴대폰 출시에 맞춰 스포츠,영화,다큐멘터리 등으로 하루 8시간 분량의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3D 입체 기술이 산업 지형을 바꿔놓자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국내 3D영화산업 육성을 위해 3D영화 일괄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인력양성에서부터 제작지원,해외 배급까지 3D 영화에 대한 일괄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올해 4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D를 포함한 컴퓨터그래픽 산업 육성을 위해 2013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유재혁/김태훈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