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없이 펀드 판매회사를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는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25일 시행됐다.

증권회사들은 낮은 수수료와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투자자 모셔오기 경쟁을 벌였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증권회사들의 일선 창구에는 가끔 문의 전화만 걸려올 뿐 한산했다.

오전 11시 현재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로 펀드를 이동한 투자자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펀드이동제 관련해 문의전화도 거의없고 관련해 찾아오는 고객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콜센터에 '펀드 가입확인서 본인이 가야 발급해주는 지' 등을 물어보는 문의 전화가 있긴 했다"며 "대부분의 고객들이 오늘부터 시행되는 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일단 펀드판매사를 이동하려면 현재 거래중인 회사에서 확인서를 떼야하기 때문에 오전에는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며 "오늘 오후 늦게나 내일 중에 이동하는 고객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증권사의 일선창구는 한산한 반면 금융투자협회의 전자공시 홈페이지(http://dis.kofia.or.kr)는 방문자가 급증하고 있다.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 및 판매수수료 변경 관련 정보는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홈페이지(http://dis.kofia.or.kr)로 접속해서 '펀드공시 →판매회사 정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운용회사 혹은 펀드명을 검색해서 이동이 가능한 판매사와 수수료율을 공시했다.

김태룡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공시팀장은 "전자공시 홈페이지의 방문자수가 평소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투자자들이 공시를 통해 미리 확인하고 이동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동대상인 펀드는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는 공모펀드다. 사모펀드 및 머니마켓펀드(MMF), 역외펀드, 엄브렐러 펀드 등은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도 펀드에서 제외된다. 세금혜택이 있는 해외주식형·세금우대·CDSC(이연판매보수) 펀드 등은 세금관련 시스템을 정비한 후에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해말 기준 이동가능 펀드 규모는 116조2000억원으로 전체 펀드규모의 54.2% 수준이다. 펀드 수는 2226개로 전체 펀드수의 38.7% 수준이다.

김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판매사 이동제’로 자산관리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증권사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고객확보를 위한 경쟁(판매보수 인하 및 광고비 증가)으로 증권사 수익감소와 비용증가가 예상된다는 것.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투자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브랜드 가치를 확보한 대형 증권사와 자산관리가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가 수혜를 볼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