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화법'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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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 탈피…고사성어 인용 '장문형'
그동안 '단답형'화두를 던졌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화법이 '장문형'으로 바뀌었다. 날카로운 대립각이 서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국민에게 잘 설명하기 위해서라는 게 측근들 설명이다.
박 전 대표는 요즘 부쩍 중국 고사성어를 즐겨 쓴다. 세종시 얘기가 나오면 측근들에게 한비자의 고사인 '증자(曾子)의 돼지'를 자주 언급한다고 한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가는데 아이가 울면서 따라간다고 보챘다. 아내가 '돌아와서 돼지를 잡아줄 테니 집에 있으라'고 달래자 아이는 말을 들었다. 아내가 장을 보고 돌아오자 증자가 돼지를 잡으려 해서 '아이를 달래려 한 말일 뿐'이라며 화를 냈다. 이에 증자는 '어미가 자식을 속이면 자식이 어미를 믿지 않게 된다'며 결국 돼지를 잡았다. "
앞서 지난 14일 정몽준 대표가 당 회의에서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박 전 대표를 '융통성 없다'고 공격하기 위해 '미생지신(미생이 폭우 속에서도 애인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고 다리 밑에서 익사했다는 내용)'을 인용한 적이 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세종시를 지키는 문제는 '미생지신'이라기보다 '국민지신'으로 봐야 한다"며 끝까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확실히 표현이 길어졌고 발언 횟수가 잦아졌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정제된 화두로 복잡한 정국을 풀어나갔다. '나쁜 대통령(노무현 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해)''정치의 수치(이상득 의원을 향해)''오만의 극치(이재오 전 의원에 대해)' 등과는 사뭇 다르다. 그의 간결한 말 한 마디는 '박근혜식 카리스마'로 인식됐던 만큼 최근의 화법은 그의 '말의 값'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박 전 대표는 요즘 부쩍 중국 고사성어를 즐겨 쓴다. 세종시 얘기가 나오면 측근들에게 한비자의 고사인 '증자(曾子)의 돼지'를 자주 언급한다고 한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가는데 아이가 울면서 따라간다고 보챘다. 아내가 '돌아와서 돼지를 잡아줄 테니 집에 있으라'고 달래자 아이는 말을 들었다. 아내가 장을 보고 돌아오자 증자가 돼지를 잡으려 해서 '아이를 달래려 한 말일 뿐'이라며 화를 냈다. 이에 증자는 '어미가 자식을 속이면 자식이 어미를 믿지 않게 된다'며 결국 돼지를 잡았다. "
앞서 지난 14일 정몽준 대표가 당 회의에서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박 전 대표를 '융통성 없다'고 공격하기 위해 '미생지신(미생이 폭우 속에서도 애인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고 다리 밑에서 익사했다는 내용)'을 인용한 적이 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세종시를 지키는 문제는 '미생지신'이라기보다 '국민지신'으로 봐야 한다"며 끝까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확실히 표현이 길어졌고 발언 횟수가 잦아졌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정제된 화두로 복잡한 정국을 풀어나갔다. '나쁜 대통령(노무현 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해)''정치의 수치(이상득 의원을 향해)''오만의 극치(이재오 전 의원에 대해)' 등과는 사뭇 다르다. 그의 간결한 말 한 마디는 '박근혜식 카리스마'로 인식됐던 만큼 최근의 화법은 그의 '말의 값'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