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자본 지출과 고용 등을 줄인 '다이어트'의 결과로,실직자 증가와 성장동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속한 기업들 가운데 현재까지 4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약 25% 기업의 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154% 증가했다. 이는 경제위기 와중인 지난 2년간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왔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가장 씀씀이를 줄인 부문은 고정자산투자와 임금이다.

기업들의 덩치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인텔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3억달러(주당 40센트)의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최대 실적을 낸 2005년과 견줘 매출은 9.5% 쪼그라들었다. 직원 수도 2003년 수준으로 줄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항공업계의 매출은 평균 18% 감소했다. 9 · 11 테러로 항공업계가 휘청거렸던 2001년보다도 더 크게 위축됐다. 항공사들은 노선과 비행 편수도 줄이고 있으며,업계 전체의 고용 인력은 2년 전에 비해 10% 줄었다.

GE는 지난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금융사업 부문(GE캐피털)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씨티그룹 역시 현재까지 5000억달러어치 자산을 매각하고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내보냈다. 월마트의 계열사로 창고형 할인매장인 샘즈클럽도 총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비정규직 직원 1만120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