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경남지사 불출마…개각 신호탄?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오는 6월2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달곤 행안부 장관은 경남지사 선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현재까지 개각을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정치권에선 개각의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지사는 2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꿈꾸고 계획했던 일들이 차질없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이제 경남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생각으로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차기 행보에 대해 "꿈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올바른 믿음과 신망을 받을 때 꿈도 이뤄진다"고 여운을 남겼다. 차기 잠룡 중의 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김 지사가 머지않아 차기 대선주자군에 합류할 것이라는 말들이 주변에서 나온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등 중앙 정치무대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입각 가능성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청와대로부터 입각 제의를 받은 바 없다"고 했지만 한 측근은 "지난 주말 청와대 측과의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달곤 장관이 경남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것도 김 지사의 사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이 장관이 선거출마를 위해 사퇴하면 개각 요인이 발생한다. 물론 사람을 잘 바꾸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빈 자리만 채울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여권 주변에서는 현 정부 출범 때 입각한 외교통상부 국토해양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장관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 개각의 방향이 잡힌 것은 없지만 지방선거 출마로 인한 개각 요인이 발생할 경우 소폭 개각은 불가피하다"면서 "현재 2~3개 부처의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각 시기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2주년(2월25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공직자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3월4일까지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개각과 함께 차관 인사도 예상된다. 황준기 여성부 차관,정용화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 등이 지방선거 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차관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지사의 불출마가 '지방선거용 개각'으로 이어질 경우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친이(친이명박) · 친박(친박근혜) 간 신경전도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창원=김태현/이준혁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