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2'인 미국과 중국발 외풍에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떨어지며 올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중국의 긴축 우려가 증시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지난주 터진 미국의 은행 규제 여진이 이어져 코스피지수는 올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25일 코스피지수는 1662선까지 밀려 출발한 뒤 오후장에서 1681선까지 낙폭을 줄였지만 기관 매물이 늘어나며 다시 떨어져 14.15포인트(0.84%) 내린 1670.20에 장을 마쳤다. 지난 주말장에서 37.66포인트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이틀 동안 하락폭이 52포인트에 달한다. 이로써 이달 13일(1671.41)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해 말 종가(1682.77)를 밑돌았다. 특히 장 후반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설 등 각종 루머까지 돌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개인 매매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불안감이 더해 코스닥지수는 2.28% 급락,지난해 11월27일(-4.67%)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추가 하락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긴축과 미국 은행 규제안이 국내 증시에 결정적 악재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65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하루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미국발 악재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또 중국은 경기가 워낙 호조를 보여 긴축이 이뤄지는 것으로,실물 부문이 아니라 부동산 과열이 긴축의 배경인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김경덕 BOA메릴린치 전무는 "한국 등 아시아에 대한 외국인의 긍정적 시각이 변하지 않았다"며 "원화가 달러화 대비 7~10% 절상될 것이란 전망도 외국인 매수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미국발 악재에 대한 외국인 반응은 지난 주말에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표 수출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BNP파리바 씨티그룹 등 외국계 증권사로 매수 주문이 쏟아져 2.06% 뛰었다. BNP파리바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8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에선 27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상 · 하원 연두교서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