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등 '신성장 정책테마주' 조정장서 꿋꿋
조정장세에서도 방위산업 스마트그리드 등 신성장 정책테마주들이 선전하고 있다. 미국의 은행 규제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은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증시에서 향후 실적 기대가 큰 이들 테마주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원자력발전 테마주가 급락세를 보인 것처럼 투자심리가 불안해지면 주식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인항공기 · 로봇테마주 부상

25일 증시에서 방산 부문과 항공분야 관련주들은 정보기술(IT)과의 결합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국방로봇 및 무인항공기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빅텍 위다스 퍼스텍 등 관련 방산주들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시장에선 T-50 고등훈련기의 엔진을 국산화한 삼성테크윈과 운영체제를 개발한 코스닥시장의 MDS테크 등도 관심주로 꼽고 있다.

정부가 2020년엔 항공산업 분야 세계 7위권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는 기대에서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9억달러 수준이던 항공산업분야 생산액을 2020년엔 200억달러로 끌어올리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4G(와이브로)주로 꼽히는 기산텔레콤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이노와이어(13.18%) 케이엠더블유(3.17%) 등 기지국 관련 부품업체 및 중계기 제조업체들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주 KT 등 통신업체의 투자 확대 소식에다 본격적인 정부 지원이 가세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유럽 중심인 LTE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전망이 불투명하던 와이브로가 보완재로 성격을 바꾸며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인필 동부증권 연구원은 "선진시장은 스마트폰 비중 확대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를 감당하고,개발도상국에선 4G 도입을 위한 유무선 인프라 확보 차원에서 와이브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 중이고 인텔 측이 지난 주말 우리나라를 방문했다는 점 등도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박재석 삼성증권 텔레콤파트장은 "지금은 3G나 무선랜에 밀리고 있지만 보안 속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와이브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그리드도 다시 부상

정부가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을 확정하면서 이 분야 관련주들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일진전기가 7.66% 상승한 것을 비롯해 LS산전(0.56%) 피에스텍(0.50%) 등도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안에 스마트그리드 관련 특별법이 제정될 것이라는 소식도 주가 전망을 밝게 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스마트그리드는 향후 20년간 세계 시장 규모가 5조~6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큰 시장으로 IT 등 첨단 산업이 강한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UAE 원전 수주처럼 민관 합동으로 총력 수출 지원 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7월 G8 확대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스마트그리드 기술 세계 선도 국가로 지정된 것도 국내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원전 테마주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네덜란드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 경쟁 입찰 중단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급락했지만 조정을 거친 뒤엔 다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변 팀장은 "원전주는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매도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조정이 마무리된 뒤엔 주요 종목에 다시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