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오는 27∼2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선 금융규제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특히 지난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초강력 은행규제안을 내놓으면서 이에 찬성하는 각국 금융감독당국과 이를 완화하려는 글로벌 금융사들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인 마리오 드라기(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안에 대해 “규제개혁 노력의 불씨를 되살렸다”며 크게 환영했다.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안은) 미국이 금융개혁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른 나라에도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립 힐드브랜드 스위스중앙은행(SNB) 신임 총재도 “미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제안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크리스틴 라가드 프랑스 재무장관 또한 “매우,매우 훌륭한 전진”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 규제안에 지지를 나타냈다.전문가들은 FSB가 만들고 주요 20개국(G20) 회담에서 승인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국가별로 구체화되기 시작한 시점에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글로벌 금융 규제 현실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은행가들은 마음이 급해졌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의 은행가들이 다보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안을 막기 위한 총력적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다만 ‘역풍’을 우려해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물밑에서 치열한 로비전을 펼칠 것이란 예상이다.

이들은 은행이 자체돈으로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자기매매가 금융위기의 핵심 원인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규제의 타깃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이 “정부가 은행을 강제 분할하거나 규모를 직접 규제해선 안된다”고 밝힌 점을 적극 이용하면서 금융시스템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선 개별국가의 규제보다는 각국간 공조가 중요하며 G20나 바젤금융위원회 차원의 논의가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일 전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