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시는 장 초반 2거래일 연속 하락에 다른 반발성 매수로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밑돌았고 수급 악화가 지속되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오후들어서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재정적자 삭감을 위해 재량지출(discretionary)을 3년간 동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중국 시중은행 지준율 인상 소식에 따른 중국 긴축 우려도 재부각되면서 증시는 하락 전환했다.

여기에 미국 사상 최대 상업용 부동산 투자 디폴트 소식도 부각되는 등 여러 악재가 잇따라 불거지며 코스피 지수는 낙폭을 확대했다. 결국 60일 이평선과 120일 이평선을 하회하게 됐다.

지수 급락에 따라 여러 악재들이 터져 나왔지만 주가 낙폭 확대에 맞춰 새롭게 터져 나온 악재는 아니었다. 중국 지준율 인상도 이미 시장에 반영됐던 내용이다.

중국 긴축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차익실현 빌미를 주고 있다. 중국은 경기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시점에서 공격적 긴축 가능성은 낮다. 2003년 중국 지준율 인상 이후 금리인상까지 약 1년간 시차가 있었고 지준율 인상 직후 중국 상해종합지수 월별 흐름을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던 바 있다.

정책적 이슈들은 점차 희석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주목할 것은 기업 실적과 경기 방향성이다. 다만 최근 4분기 어닝 모멘텀(상승요인) 둔화와 경기 회복 속도 둔화 우려가 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할만한 호재로 부각되기 어려운 시점이다.

실적 모멘텀도 높지 않다.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소폭 둔화될 전망이다. 실적 전망치도 최근까지 두드러지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오는 26일은 해외발 악재에 따른 낙폭 과대로 반발성 매수가 유입되면서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구간에서 공격적인 시장 대응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저가매수의 기회를 탐색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지난 4분기 실적 컨센서스(추정평균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오히려 상향 조정되고 있다. 실적 상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항공, 지주사, 석유가스 업종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황빈아 교보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