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 벌집촌, 첨단 비즈니스시티로 변신
서울 서남부권의 대표적 낙후지역 가운데 한 곳인 구로구 가리봉동 속칭 '벌집촌'이 2015년까지 첨단 업무 · 주거형 복합단지인 '디지털 비즈니스시티'로 재개발된다. 5~6㎡ 규모의 작은 방이 다닥다닥 붙어 '벌집촌'이란 별칭이 붙었다. 이곳엔 지상 53층 규모의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 · 호텔,5000여가구의 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26일 구로구 가리봉동 125 일대 33만2929㎡(10만711평)를 현대화된 복합단지로 개발하기 위한 '가리봉지구재정비촉진계획'을 28일께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리봉재정비촉진사업은 주민참여형 공공주도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기존 시가지를 대상으로 한 단일사업구역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연내 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마련한 뒤 내년 하반기쯤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서남권 노후지역 선진국형 복합단지로

구로구 디지털1 · 2단지 사이에 있는 가리봉오거리 일대인 이곳은 남부순환도로와 남구로역,시흥IC 등으로 둘러쌓여있다. 1960~1990년대 한국 산업화의 상징이었지만,옛 구로공단의 노후 주거시설이 밀집한데다 공원 · 녹지 등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해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온 곳이다.

서울시의 계획에 따르면 이 재개발구역의 중심부에는 지상 200m(53층)짜리 랜드마크 타워가 건설된다. 랜드마크 타워는 호텔과 컨벤션센터 · 오피스 등으로 구성돼 단지 내 핵심구역으로 조성된다.

가리봉 벌집촌, 첨단 비즈니스시티로 변신
역세권인 남구로역 인근에도 최고 높이 165m(45층) 규모의 고밀도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며 공연장,영화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입주하게 된다. 주상복합은 용적률 200~870%가 적용되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 5430채가 들어선다. 이 중에 분양주택은 3942채,임대주택은 장기전세주택(임대주택) 1025채를 포함해 1488채 등으로 구성됐다.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는 남구로역에서 디지털단지 구간에는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디지털문화거리가 조성된다.

아파트 이외에 오피스텔도 1389실이 공급된다. 특히 이 지역은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전체의 절반가량인 2698채를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으로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용면적 60㎡ 이하의 도시형 생활주택 296채도 시범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대규모 생태공원 · 교통여건 대폭 개선

교통여건도 크게 개선된다. 가리봉지구를 지나는 남부순환로의 일부 고가차도도 철거돼 지하화된다. 지하화되는 남부순환도로 상부엔 2만6300㎡ 규모의 친환경 생태공원을 조성,중앙광장과 함께 서남권의 상징적 녹지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구로동길 및 디지털단지로 등 기존 도로는 폭을 3~6m로 확장하고,상습 정체 구간인 디지털단지 5거리의 교차로도 교통흐름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가리봉재정비촉진사업이 기존 시가지를 대상으로 하는 단일재개발사업구역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만큼,사업추진 시기를 블록별로 세분화해 개발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임계호 뉴타운사업기획관은 "대규모 재개발이 완료되면 가리봉지구는 디지털산업과 지식산업 지원기능을 동시에 갖춘 정보기술(IT) 경제거점 도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