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4조2교대' 추진 …산업현장 근무형태 바뀐다
포스코가 공장 직원들의 근무형태를 현행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40여 년간 지속돼 온 생산직의 근무형태를 개편,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완성차 업계에선 처음으로 3교대 도입을 검토하는 등 산업 현장의 근무체제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포스코는 "일자리 창출"

포스코는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제철소의 공장 가운데 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되는 작업장부터 4조2교대 근무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근무형태를 바꾸기 전 현장 직원들의 공감대를 모으기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4조2교대는 4개 근무조 중 2개 조가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2개 조는 번갈아 쉰다. 이에 따라 연간 휴무일이 현재 103일에서 190일 정도로 늘어난다. 근로 환경이 개선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회사 측 판단이다. 포스코는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 제조 현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전 임직원 1만6000여 명의 절반 정도가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근무형태가 바뀌어도 개별 직원들의 임금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근무시간에선 변화가 없기 때문에 연봉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수당기준 변경 등의 문제를 향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량 증대 나선 르노삼성

르노삼성은 뉴 SM3와 SM5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하루 24시간 공장을 완전 가동하는 3교대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주간조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일하는 야간조를 바탕으로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실시해 왔다.

3개 조가 8시간씩 24시간 일하는 3교대를 도입할 경우 연 20만대 수준인 생산능력이 3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빠르면 올 1분기 중 3교대제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회사는 생산량 증대에 따라 2006년 3월 밤샘근무가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처음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1월 판매 집계 결과를 바탕으로 3교대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는 노조와 줄다리기

현대 · 기아차는 오는 4월께부터 노조와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현행 주 · 야간 맞교대의 노동 강도가 세고,야간 근무체제가 근로자 건강을 해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주 · 야간 맞교대는 근로자가 8시간 근무 후 2시간 잔업하는 과정을 주 · 야간 되풀이하는 '10+10' 형태다.

문제는 공장 가동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1개조가 8시간,다른 조가 10시간 근무하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비롯해 다양한 대안을 구상 중이다. 노조가 임금 손실과 노동 강도 강화,고용 불안이 없어야 한다는 '3무(無)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노사 간 줄다리기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와 GS칼텍스 SK에너지 등 유화업계에선 현행 4조3교대 근무형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공장을 24시간 멈춰선 안되는데다 근무시간이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3교대 형태가 최적"이라고 말했다.

조재길/장창민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