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흔히 사회과학의 여왕이라고 한다. 어떤 사회과학 분야보다도 훨씬 더 논리적이고,과학적인 분석 방법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의 이론은 엄격한 가정과 분석방법으로 자연과학의 실험실과 같은 모델을 만들고,그 모형을 토대로 많은 실험과 실증적 분석을 실시한 후 실제 경제현상에 적용한다. 따라서 경제학의 모든 시험에는 이와 같은 특징이 그대로 반영되기 마련이다.

이번 테샛에서도 우선 기본적인 경제이론에 대한 이해를 묻는 질문이 많다. 이런 문제는 단순한 암기보다는 이론의 배경과 가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습관을 길러야만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결과만 이해하는 수험생은 가정을 변경하고,새로운 결론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쉽게 함정에 빠져 버린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경제이론을 공부할 때는 항상 가정으로 만들어진 실험실을 이해하고,어떤 과정을 통해 그 이론이 도출되었는가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런 학습 과정에 익숙하지 못한 수험생은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도 "경제학은 어렵기만 하다"고 푸념한다.

나아가 경제학은 오늘의 현상 속에 살아있는 학문이다. 따라서 최근 현안에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테셋에서도 환경,금융위기,특허,국제수지와 환율 등에서 시사성 있는 문제들이 다양한 형태로 출제되었다. 간단한 정의에서부터 현상의 분석과 응용 능력에 이르기까지 살아있는 경제 현안을 다시 한번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직 교과서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최근의 글로벌 경제체제의 운용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용어들도 출제됐다.

물론 경제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간단한 수식을 응용하기도 하고,그림이나 표,신문기사,토론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이론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다양한 형태로 분석된 경제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 또한 출제됐다. 때로는 그림이 동원되기도 하고,표나 해설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검증하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동일한 내용도 표현의 도구에 따라서 이해의 정도가 달라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 이번 테셋에서도 경영학 문제가 제한적으로 출제되었다. 그러나 경영학의 전문지식을 묻는 것보다는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회계,재무,경영의 기본 지식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기업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기업 활동을 이해하며,합리적인 경제인으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경영의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출제됐다.

이번에는 영어 원문을 활용하는 문제도 실험적으로 출제됐다. 우선은 간단한 용어를 묻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경제이론의 원어적인 의미를 묻는 문제를 더욱 다양하게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시험도 학계의 권위 있는 35명의 교수와 한경의 전문기자들로부터 받은 몇 배수의 문제를 철저히 감수하여 분야별로 고르게 배분하고,난이도를 조절하여 최종안을 선정하였으므로 대체로 고른 정규분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