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술품 경매시장은 2007년 호황기의 3분 1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올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환경 개선에 맞춰 신규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된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55 · 사진)은 27일 "세계 경제가 살아나고 있어 미술시장도 덩달아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1983년 가나아트갤러리(당시 가나화랑)와 1998년 서울옥션(당시 서울 경매)을 각각 설립,국내 최대 미술품 유통 회사로 키워낸 미술계의 '큰 손'이다. 2008년 7월에는 서울옥션을 미술품 경매회사로는 국내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는 작업을 주도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5년 '이중섭 위작사건' 여파로 대표이사 직에서 물너난 이후 경영 활동을 자제해 온 터라 이번 복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디자인이나 사진 등 다양한 경매 아이템 개발과 신규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경영계획이다.

이 대표는 "미국 유럽 홍콩 등 해외의 경우도 미술시장의 회복세가 완연하다.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의 경우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말 주당 가격이 1달러에도 못 미쳤던 것이 최근 5달러 수준까지 급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와 신사업 개발의 심화'를 사업 목표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신사업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우선 경매 아이템을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이 필요로 하는 와인이나 시계,보석같은 품목보다는 가구 디자인 관련 품목을 해보고 싶습니다. 4월께 첫 디자인 경매를 계획 중이고요. 또 사진도 하나의 섹션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그는 "홍콩 경매에서 작품 가격이 5만달러가 넘는 국내 스타 작가들이 많이 나오지만 국내시장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며 "중간 간부급 직장인,전문직 종사자,주부를 대상으로 한 경매 이벤트를 보다 확대함으로써 수요층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년간 서울옥션에서 그림 1점이라도 산 사람이 1200명 수준입니다. 1억원 이상 연봉자가 10만~13만명,10억원 이상 현금 자산가가 수만명이라는데 경매사가 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시장 규모와 고객층의 폭을 넓혀야 하는 이유죠."

이 대표는 이를 위해 대도시 순회 경매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삼성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1000만원 이하 미술품의 경우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더니 고객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고객 밀착형 마케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