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과 실제 그리고 기억 3色 변주…송은영씨 선컨템포러리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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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의 장편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앙드레 지드의 소설 '좁은 문'은 사랑이라는 환상의 발생과 실제 진행 과정,그리고 소멸 이후의 기억을 좇는다.
30대 작가 송은영씨는 다음 달 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선컨템포러리에서 환상과 실제,기억의 삼각관계를 형상화한 그림들을 내걸고 개인전을 갖는다.
프랑스 팡테옹 소르본 파리 1대학에서 학사 · 석사 과정을 수료한 송씨는 그동안 거울이라는 독특한 재료를 가지고 원근법적 시선을 교란시키면서 관람객들에게 '자아'에 대한 인식을 유도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같은 참신성 때문에 송은문화대상(2003년)과 석주미술상(2006년)을 받았다.
'침범당하는'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환상과 실제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과 세계의 본질을 탐색한 유화 콜라주 기법의 근작 10여점이 걸린다.
작가는 주거공간에 배치된 가구와 공간의 관계를 실제와 허구의 좌표로 비춘다. 아파트 베란다 창틀 앞쪽에 의자가 슬쩍 걸쳐져 있거나,깔끔하게 정리된 탁자 위에 소파가 올려져 있다. 또 침대의 네 기둥이 공중에 떠있거나,벽에 기대어져 세워진 가구와 침대가 뒤섞인 묘사를 통해 질서와 허구의 어긋난 기하학적 풍경을 연출한다.
이는 우리의 수수께끼 같은 삶을 상징하는 듯,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모호한 원근법으로 다가온다. 2층 전시장의 유화작품 '썸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전시장 벽면에 걸린 화면 속에 실제 집의 현관이나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뜯어보면 거울 속 이미지들은 모두 합성된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사물에 의해 잠식되거나 침범당한 대상이 기억에 의해 채워진다"고 말했다. (02)720-578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