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신규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이 1월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질 예정이다. 수도권에서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나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할 경우 향후 5년간 양도세를 지역에 따라 최고 100% 감면해 주는 혜택이 내달 11일로 끝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분양아파트 계약 시점을 2월11일 이전에 맞추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밀어내기식으로 분양을 하는 바람에 2월 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28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2월 전국에서 일반 분양하는 물량은 1월(1만9648채)보다 45%가량 감소한 1만841채로 집계됐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올 상반기로 예정된 위례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지구 분양을 기다리는 청약 대기자들이 많은 데다 양도세 감면 혜택도 끝나면서 2월 신규 분양시장은 공급물량과 청약수요가 동시에 감소해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조 팀장은 또 "당초 양도세 감면 혜택이 없는 서울 지역의 경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특히 사실상 마지막으로 분양되는 은평뉴타운 3지구는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내달 1일부터 은평뉴타운 3지구,2124채(특별공급분 포함)의 일반분양 접수를 시작한다.

다음 달 전국에서 집들이를 시작하는 아파트 물량은 총 1만7119채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기도에서 입주하는 아파트가 8472채로 전체 물량의 49%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남양주 진접지구에서는 이번 달에도 2700여채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올해까지 총 1만5000여채의 물량이 입주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일대 전셋값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접지구 내 아파트 82㎡(24평)는 6000만~6500만원,112㎡(34평)는 7000만~8000만원 선에서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작년 용산 사태 이후 주춤거렸던 서울지역 재개발 시장은 분위기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용산구 한강로 일대에서 영업 중인 송혁규 국제타운공인 대표(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는 "작년 초 용산 사태가 터진 이후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가 최근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어나는 등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2월에도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전셋값 급등 여파로 상승세로 돌아선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도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불과 한 달 전 10억6000만원이었던 서초구 잠원동 한신3차 109㎡(33평)형이 얼마 전 12억원에 거래됐다"며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지점장은 "작년에 입주한 반포래미안의 경우 112㎡(34평) 전셋값이 무려 7억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활기를 되찾은 부동산 경매시장은 2월에도 그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현재 4억원 미만대의 아파트에 입찰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특히 여러 차례 유찰돼 바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물건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강 팀장은 또 "양도세 감면 등으로 신규 청약 및 미분양 시장에 관심을 뒀던 투자자들이 2월부터 부동산 경매시장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토지 시장도 완연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보금자리지구 등 대규모 토지 보상액이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과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올해 풀릴 토지보상금은 보금자리주택 지구 7조원을 포함해 4대강 사업 보상금 등 전국적으로 30조~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상 보상금의 40%가량이 토지 등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