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의 헬로~버디] (3) 스윙도중 저절로 볼 맞아야 정확성 높아져
미국LPGA 투어프로 배경은(25 · 볼빅)이 최고로 꼽은 자신의 아이언샷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홀인원한 샷이다.

배경은은 지난해 11월20일 롯데스카이힐제주CC 17번홀(길이 165야드)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해 우승상금(6000만원)보다 값어치가 세 배나 더 나가는 외제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공교롭게도 전날 스윙연습을 하다가 형광등을 깬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잡은 것."대회 전날 큰 소리가 나서 조짐이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홀인원 대박으로 이어졌어요. "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개 7번아이언으로 '똑딱볼'을 치며 골프에 입문한다. 그래서 그들 나름대로 자신 있어 하는 클럽이 7번아이언이다. 그렇지만 방향성이 일관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어떻게 하면 분필로 긋듯 직선으로 날아가는 '초크 라인' 샷을 할 수 있을까.

배경은은 아이언은 세게 치는 게 아니고 정확하게 치는 클럽이라고 말한다. 정확한 스윙 궤도로,볼을 스위트 스폿에 맞히는 게 아이언 고수가 되는 비결이란 얘기다. 갑자기 멍해졌다. 그걸 누가 모를까만,현실적으로 그렇게 안 되는 게 문제다.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클럽이 올라간 궤도로 그대로 내려오는 '원 플레인(plane)'을 형성했을 때 보장된다. 배경은은 백스윙 톱에서 샤프트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군더더기 동작을 없애 간결한 스윙을 하는 것이 방향성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두 발을 모으고 4분의 3 스윙으로 볼만 쳐내는 연습을 해보세요. 이때 왼팔을 과감하게 타깃 방향으로 쭉 뻗어줘야 합니다. 볼만 쳐낸다는 느낌으로 하면 타점이 정확해지고 균형감각도 잡혀요. 하루 15분씩,일주일에 5회만 해도 눈에 띄게 샷감각이 좋아지는 걸 느낄 것입니다. "

배경은은 아이언샷은 '맞혀서 친다'는 것보다 '스윙을 하는데 중간에 볼이 맞아서 자연스럽게 나간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클럽을 떨어뜨리는 최저점이 일정해야 한다는 점을 덧붙인다. 대개 백스윙 톱 동작이 불안정해 미스샷이 나오기 때문에 스웨이(몸이 좌우로 움직이는 것)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럴 때는 백스윙 중간단계(하프 스윙)에서 3초간 정지한 뒤 올렸다가 톱에서 바로 다운스윙으로 연결하면 아이언샷의 궤도가 안정적이고 일정해진다고 한다.

"하프 스윙 후 잠깐 정지 시간을 가진 뒤 바로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하면 톱에서 흔들리지 않아 전반적인 스윙 궤도가 안정됩니다. "

배경은은 아이언샷도 '연습스윙 1~2회-볼 뒤편에서 목표 확인-셋업-다시 방향 확인한 뒤 스윙' 등 자신만의 루틴(일정한 습관)을 만드는 게 스코어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타깃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아마추어인 만큼 그린 전체를 하나의 깃대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다소 의외다. "프로는 핀을 보고 바로 공략하기도 하지만 아마추어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그린 전체를 핀으로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훨씬 편해지고 미스샷 확률도 그만큼 줄어요. 타깃이 크면 부드럽게 스윙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핀에 붙이는 건 운에 가까워요. 온그린 못했다고 스트레스받을 것은 없습니다. "

프로는 각 아이언의 거리가 일정하다. 그들의 아이언 거리는 대개 '캐리'(떠간 거리)만을 의미한다.
[배경은의 헬로~버디] (3) 스윙도중 저절로 볼 맞아야 정확성 높아져

"저는 7번아이언 캐리가 148야드예요. 낙하 후 볼이 굴러가는 런은 날씨,골프장 지형,당일 컨디션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캐리만 점검합니다. 고산지대는 공기가 적어 평상시보다 5%정도 더 날아가요. 캐리를 정확하게 안 뒤 골프장 상황에 맞게 플레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