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오바마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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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긴축 전환 우려와 함께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미국의 은행규제안의 향방이 현지시간으로 27일 저녁(한국시간 28일 오전 11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통해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한지 나흘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속락한 것은 중국의 긴축 전환 우려와 미국의 은행규제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증시 이탈이었다.
현재 국내증시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상당부분은 미국 상업은행의 자산이 늘어남에 비례해 활기를 보인 투기적인 세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금융규제가 예전 같은 상업은행 자산 및 부채 증가를 억제한다면 자산시장에 투기적인 포지션은 다소 청산이 불가피할 것이란게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증시에 들어왔던 외국인들의 귀국, 이는 수급적으로 외국인들에게 의존도가 높은 국내증시에는 단기적으로 가장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일 은행규제안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미국 자금 유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유동성 확대라는 국제적 정책공조가 일시에 붕괴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어 국내증시 또한 가격과 기관 조정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두교서를 통해 시장친화적으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스피지수가 155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은 다소 돌발적인 악재로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조세회피지역의 국내 외국인 순매수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점은 단기적인 국내 수급 붕괴와 지수의 변동성 확대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 연구원은 "규제안의 성격이 정치적 색채가 강하다는 점과 실질적으로 규제안 실행까지의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규제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이후 글로벌 증시 상승의 원인이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이익의 회복에 기인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수 연구원도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 법안은 경기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정도로 결정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강한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여러 자산시장에 걸쳐 있는 투기적인 세력을 모두 회수시킬 우려보다는 앞으로 늘리는 것을 제한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국발 은행규제 악재가 위기에 몰린 오바마 정부의 정치적 문제인 만큼 악재로써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연임을 포기하더라고 임기 내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못박은 오바마 대통령의 강경 입장으로 볼때 은행규제에 대한 시장 내 우려와 불확실성은 당장 더 큰 충격파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내용이 투기자금 이탈의 진정 효과를 발휘할 지 아니면 또다른 충격파를 던져줄 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
중국 긴축 전환 우려와 함께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미국의 은행규제안의 향방이 현지시간으로 27일 저녁(한국시간 28일 오전 11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통해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한지 나흘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속락한 것은 중국의 긴축 전환 우려와 미국의 은행규제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증시 이탈이었다.
현재 국내증시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상당부분은 미국 상업은행의 자산이 늘어남에 비례해 활기를 보인 투기적인 세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금융규제가 예전 같은 상업은행 자산 및 부채 증가를 억제한다면 자산시장에 투기적인 포지션은 다소 청산이 불가피할 것이란게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증시에 들어왔던 외국인들의 귀국, 이는 수급적으로 외국인들에게 의존도가 높은 국내증시에는 단기적으로 가장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일 은행규제안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미국 자금 유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유동성 확대라는 국제적 정책공조가 일시에 붕괴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어 국내증시 또한 가격과 기관 조정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두교서를 통해 시장친화적으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스피지수가 155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은 다소 돌발적인 악재로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조세회피지역의 국내 외국인 순매수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점은 단기적인 국내 수급 붕괴와 지수의 변동성 확대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 연구원은 "규제안의 성격이 정치적 색채가 강하다는 점과 실질적으로 규제안 실행까지의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규제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이후 글로벌 증시 상승의 원인이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이익의 회복에 기인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수 연구원도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 법안은 경기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정도로 결정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강한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여러 자산시장에 걸쳐 있는 투기적인 세력을 모두 회수시킬 우려보다는 앞으로 늘리는 것을 제한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국발 은행규제 악재가 위기에 몰린 오바마 정부의 정치적 문제인 만큼 악재로써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연임을 포기하더라고 임기 내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못박은 오바마 대통령의 강경 입장으로 볼때 은행규제에 대한 시장 내 우려와 불확실성은 당장 더 큰 충격파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내용이 투기자금 이탈의 진정 효과를 발휘할 지 아니면 또다른 충격파를 던져줄 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