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정전의 천장 그림 속 용의 발톱은 몇 개일까? 서진영 자의누리 대표가 《대학생이 가장 궁금해하는 최고의 경영지식》에서 던진 질문이다. 경영학 이야기를 하면서 용의 발톱이 몇 개인지를 묻다니….

황금빛 용 두 마리가 여의주를 가운데 두고 희롱하는 '이룡희주'.자세히 보면 발톱이 7개나 된다. 전통문양 속에 등장하는 용의 발톱은 보통 3개,4개,5개다. 발톱이 5개인 문양은 황제,4개는 왕,3개는 제후들이 사용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발톱 4개인 용,중국의 자금성이나 대만의 고궁박물관에서는 5개짜리 용이 많이 발견된다. 그런데 '이룡희주'에는 발톱 7개짜리가 등장한다. 이는 중국 황제보다 우리 위상을 높게 매긴 기백의 상징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를 조선의 '하드웨어를 만든 이성계'와 '소프트웨어를 만든 정도전'의 힘이라는 테마로 넓혀간다. 또 조선이라는 국호를 이두문자로 풀면 '가운데''중심'의 의미라며 우리나라의 4단계 중심화 전략을 주창한다. 세계의 물류 · 정보 · 거래 · 금융의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를 지낸 뒤 유학을 공부하기 위해 성균관대 박사과정에 다시 들어간 학구파.그래서 숭례문의 무형자산 가치를 '지식경영'의 중요성과 대비시킨 대목이 더욱 재미있다. 그는 국보 1호의 효용가치를 무심히 넘겨버린 지난날의 과오를 지적하며 기업도 브랜드 가치와 네트워크,고객 데이터베이스라는 '3가지 보물'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프레스티지 마케팅'과 '스타벅스 전략''시나리오 경영''아메바 조직' 등 현대 경영학의 기본 이론들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함께 펼쳐놓는다. 일본 전국시대의 세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도요토미 히데요시,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활약상,카르타고의 영웅 한니발과 로마의 전쟁사를 통한 '경영자의 리더십'을 짚어보고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맹상군과 투덜이 식객 풍환의 고사 등을 통해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경영학의 큰 줄기인 전략 · 조직 · 마케팅 · 정보기술 · 지식의 5가지 주제를 공룡 멸망 사연 등 15개의 이야기로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추억이 돈이다''현대 TMT(최고경영팀) 경영의 원형은 로마인이다''큰 놈만 센 게 아니다' 등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 경영학의 주제를 종횡으로 넘나드는 글솜씨가 돋보인다.

이 책은 경영학 공부를 막 시작하려는 20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경영학의 최신 이론과 실제를 유쾌 발랄하게 알려준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직장인들에게도 경영학적 지식과 폭넓은 사고 습관을 키워준다. 명진출판이 기획한 '세계 대학생 지식 라이브' 시리즈의 첫 권.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