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은 각종 첨단기술이 집약된 복합산업으로 흔히 선진국 산업으로 불린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벽을 깨고 4만달러 수준에 도달한 나라들의 주력 산업이다.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 등이 대표적이다.

항공은 후방효과가 크다. 보잉사의 대표적인 대형 항공기인 보잉 747에 들어가는 부품은 항공엔진,전기장치 등 600만개에 달한다. 평균 2만개 수준인 자동차보다 300배 많다. 볼트 너트 등 세세한 부품을 빼고 최종 라인에서 조립되는 부품 종류도 10만가지나 된다. 관련 부품산업도 1000종이 넘는다. 비행조종 부문에서는 정보기술(IT)이,객실 부문에서는 자동차 · 철도차량 · 건설 기술이,연료 부문에서는 정유산업,기체 부문에서는 신소재 산업의 기술이 쓰인다.

고용 유발 효과도 크다. 에어버스를 생산하는 세계 1위 항공우주산업체인 EADS는 12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2위 업체인 보잉은 16만명,록히드마틴은 14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8만4000여명이다.

고용의 질도 높다. 2007년 미국 항공산업 종사자의 평균임금은 8만달러로 일반제조업(5만3000달러)보다 1.5배 많다. 이옥형 지식경제부 기계항공시스템과 서기관은 "항공산업은 고부가가치,고임금을 보장하는 선진국형 지식기반 산업"이라며 "진입장벽이 높지만 일단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08년 4300억달러 수준이던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7000억달러로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발 주자지만 우리나라가 과감하게 항공산업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항공산업은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고용 인력은 1만명을 겨우 넘고 세계시장 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 군수 부문 위주로 키워왔으나 1990년대 중형 항공기 개발에 실패하면서 성장이 더뎠다.

하지만 지난해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유럽의 에어버스와 함께 90석짜리 중형 민항기를 한국에서 조립 · 생산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등 민항기 개발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소형 항공기는 민간 주도로,중형은 민관 공동으로,대형이나 첨단 전투기는 국제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시장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좌석 수가 100석 정도인 중형 민항기를 '전략 기종'으로 삼을 만하다. 이 사무관은 "국산 항공기의 해외 수출을 늘리기 위해 항공기 전문 리스회사를 세우고 항공기 제작을 위한 '비행기 금융'도 도입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