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새 기준금리 대출상품이 나온다는 소식에 대출 시기를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달 말보다 851억원 감소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25일 현재 잔액이 지난달 말보다 2018억원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5207억원이었지만 이달엔 2919억원(25일 기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농협도 이 기간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1530억원에서 1164억원으로,우리은행은 526억원에서 217억원으로 감소했다.

경기회복 추세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려 했던 은행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대출 영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대출 잔액이 자꾸만 빠지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위축시킨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DTI 규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잔액 추이를 보면 DTI 시행 이후 증가세가 멈춘 게 확연하다"며 "주택 거래 자체가 줄어들고 있으니 신규대출도 뒤따라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LTV(담보인정비율)와 DTI 규제 때문에 영업이 어렵고,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는 조건이 좋은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새 기준금리인 코픽스 대출상품이 나올 때까지 관망하려는 고객들도 많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밝혔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