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호모 루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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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정보가 부(富)의 원천이라고 손꼽힌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긴 인류역사로 볼 때 완력과 물리력이야말로 굶주림과 추위를 막아주는 기본 동력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을 거치고 정보화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들의 가치가 확인됐다. 최근까지도 부의 근원으로 지식과 정보의 중요성은 계속 부각돼 왔다.
지식을 경제 경영과 연결하면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힘으로 이해될 만하다. 같은 투입요소에 더 많은 결과를 내는 방법이라면, 같은 결과물을 생산하는 데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면,공학적 기술이든 경영의 방법론이든 이게 실용 지식이다. 생산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못해도 우회적으로라도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면 당연히 중요한 지식이다. 요즘 재조명 받는 인문학이 그렇다. 동일한 생산물로 더 많은 다수가 만족해 할 분배방식까지 지식에 포함해도 좋겠다.
정보의 효용성은 미래예측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쉽게 납득된다. 증권 · 부동산 같은 자산의 가치 전망,특정 기업의 경영 예측,경제 · 사회적 트렌드 분석에 이르기까지 정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장단기 미래전망 역량이다. 물론 이 능력도 부를 크게 좌우해왔다.
지식 · 정보가 앞으로도 부의 원천이 될까. 미래에도 지식은 여전히 생산성을 좌우하고,정보는 직업의 우열까지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남을까. 그 가치가 당장 사그라들진 않겠지만,위력은 급속도로 약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지식이 너무 흔해졌다. 인터넷에 쌓여가는 것을 보면 지식의 유비쿼터스화다. 이런 축적된 지식을 능가할 개인은 없다. 정보 또한 특정 계층,소수 집단이 누리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내가,우리가 아는 정보는 더이상 정보가 못 된다. 유포나 확산도 선이나 면을 따라가는 식이 아니다. 동시에 전면적으로 퍼지는 게 정보다. 약간의 시간차로 위세 부리기도 어렵게 됐다.
이런 미래를 '초(超)지식 탈(脫)정보사회'라고 한번 불러보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때 키워드는 무엇인가. 재미(감동)와 멋(아름다움)이 될 것 같다. 영화 아바타의 성공 키워드도 이쪽이다.
정부가 일자리창출 영역으로 잡은 서비스 · 3차 산업,콘텐츠 · 스토리 육성사업,문화 프로젝트도 한결같이 재밋거리를 만들고 감동을 창조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경제적 부가가치의 최대 창출영역이 바로 이곳이다. 당연히 일자리가 따라온다. 그래서 인간존재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 규정한 것에는 미래를 보는 지혜가 보인다. 여행,레포츠,영화,방송은 재미 때문에,감동이 있어 몰입케 된다. 온갖 서비스업이 그렇다. 교육까지 이 범주에 들어섰다. 법률서적만 탐독한 변호사보다,500년전 의학서를 교과서 삼아 읽고 또읽은 한의학도보다,문학 · 역사 · 철학도가 돈을 벌기로 작정한다면 더 벌거라는 생각은 여기서 나온다. 물론 제대로 공부했을 경우다.
엣지있게라는 유행어처럼 멋있게,예쁘게도 대중문화코드 이상의 가치가 될 것 같다. 몸단장 옷치장에 돈 쓰는 데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시대다. 유사 이래 이땅에서 이렇게 아류 유미주의자들이 양산된 적이 없었다. 적용 안 되는 데가 없는 신산업,디자인산업도 핵심은 이것이다. 지금 청년백수들,그리고 미래의 직업을 탐구하는 다음 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지식을 경제 경영과 연결하면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힘으로 이해될 만하다. 같은 투입요소에 더 많은 결과를 내는 방법이라면, 같은 결과물을 생산하는 데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면,공학적 기술이든 경영의 방법론이든 이게 실용 지식이다. 생산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못해도 우회적으로라도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면 당연히 중요한 지식이다. 요즘 재조명 받는 인문학이 그렇다. 동일한 생산물로 더 많은 다수가 만족해 할 분배방식까지 지식에 포함해도 좋겠다.
정보의 효용성은 미래예측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쉽게 납득된다. 증권 · 부동산 같은 자산의 가치 전망,특정 기업의 경영 예측,경제 · 사회적 트렌드 분석에 이르기까지 정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장단기 미래전망 역량이다. 물론 이 능력도 부를 크게 좌우해왔다.
지식 · 정보가 앞으로도 부의 원천이 될까. 미래에도 지식은 여전히 생산성을 좌우하고,정보는 직업의 우열까지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남을까. 그 가치가 당장 사그라들진 않겠지만,위력은 급속도로 약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지식이 너무 흔해졌다. 인터넷에 쌓여가는 것을 보면 지식의 유비쿼터스화다. 이런 축적된 지식을 능가할 개인은 없다. 정보 또한 특정 계층,소수 집단이 누리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내가,우리가 아는 정보는 더이상 정보가 못 된다. 유포나 확산도 선이나 면을 따라가는 식이 아니다. 동시에 전면적으로 퍼지는 게 정보다. 약간의 시간차로 위세 부리기도 어렵게 됐다.
이런 미래를 '초(超)지식 탈(脫)정보사회'라고 한번 불러보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때 키워드는 무엇인가. 재미(감동)와 멋(아름다움)이 될 것 같다. 영화 아바타의 성공 키워드도 이쪽이다.
정부가 일자리창출 영역으로 잡은 서비스 · 3차 산업,콘텐츠 · 스토리 육성사업,문화 프로젝트도 한결같이 재밋거리를 만들고 감동을 창조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경제적 부가가치의 최대 창출영역이 바로 이곳이다. 당연히 일자리가 따라온다. 그래서 인간존재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 규정한 것에는 미래를 보는 지혜가 보인다. 여행,레포츠,영화,방송은 재미 때문에,감동이 있어 몰입케 된다. 온갖 서비스업이 그렇다. 교육까지 이 범주에 들어섰다. 법률서적만 탐독한 변호사보다,500년전 의학서를 교과서 삼아 읽고 또읽은 한의학도보다,문학 · 역사 · 철학도가 돈을 벌기로 작정한다면 더 벌거라는 생각은 여기서 나온다. 물론 제대로 공부했을 경우다.
엣지있게라는 유행어처럼 멋있게,예쁘게도 대중문화코드 이상의 가치가 될 것 같다. 몸단장 옷치장에 돈 쓰는 데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시대다. 유사 이래 이땅에서 이렇게 아류 유미주의자들이 양산된 적이 없었다. 적용 안 되는 데가 없는 신산업,디자인산업도 핵심은 이것이다. 지금 청년백수들,그리고 미래의 직업을 탐구하는 다음 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