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29일 당내에서는 처음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7월 열릴 예정인 한나라당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6월 지방선거에 대비,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조기 전당대회(3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던 차기 당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내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인사는 김형오 국회의장,정몽준 대표,안상수 원내대표,홍준표 전 원내대표,정의화 황우여 김무성 허태열 나경원 의원,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이다. 이 중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정치인은 전 · 현직 원내대표인 안상수 · 홍준표 의원이다.

안 원내대표는 미디어법,노동법,예산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비교적 무난히 처리했다는 점이 평가돼 최근 차기 당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연초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소속 의원들을 두루 만나며 친이계 대표주자라는 인식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홍 의원도 지난해 말부터 당권 도전을 위해 소속 의원 및 언론과의 접촉 횟수를 늘리는 등 신경을 써왔다. 홍 의원은 계파색이 엷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지방선거와 이후 차기 총선까지 친이 · 친박의 갈등을 조율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 대표도 차기 전대에 출마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차기 전대에서 실력으로 당권을 차지해 '반쪽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고 차기 대권 레이스에 본격 시동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오 위원장의 전대 출마 가능성도 높다. 이 위원장 측에서는 이 위원장의 재선거 출마 가능성 등을 고려해 조기 전대보다는 '8월 전대' 시나리오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표가 차기 전대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낮다. 대신 김무성 홍사덕 허태열 의원 등이 친박의 '대리인'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