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80억달러를 투입해 미 전역에 고속철도를 건설한다. 수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 회생을 돕고 신속하고 편리한 철도서비스를 도입해 일일 생활권역을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고속철도가 가장 많이 깔려 있는 유럽은 물론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브라질 러시아 등도 금융위기 이후 그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기부양 사업의 일환으로 고속철도 건설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들 시장을 잡기 위한 수주 외교도 가열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바이든 부통령은 28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전국을 연결하는 13개 권역의 고속철도망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 교통부는 우선 관련 31개주에 8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지원액은 미 정부의 862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 자금에서 지출된다.

13개 지역은 △서부(샌디에이고-LA-오클랜드-새크라멘토,유진-포틀랜드-시애틀) △중부(시카고-세인트루이스-캔자스시티,미니애폴리스-밀워키-시카고,클리블랜드-컬럼버스-신시내티,디트로이트-시카고) △동서(탬파-올랜도-마이애미,샬럿-리치먼드-워싱턴DC) △북동(뉴욕-올버니-버펄로-몬트리올,보스턴-뉴욕-워싱턴DC,브룬스윅-포틀랜드-보스턴,필라델피아-해리스버그-피츠버그,뉴헤이븐-스프링스필드-세인트앨번스) △기타 지역이다. 이 가운데 총연장 1287㎞(800마일)의 4개 노선이 건설되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3억달러가 배정된다. 이 구간의 고속철은 1시간당 최고 354㎞(220마일)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될 방침이다. 탬파와 올랜도 135㎞(84마일)를 잇는 플로리다주는 12억달러를,시카고와 디트로이트 등을 연결시키는 일리노이주는 11억달러를 지원받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국 고속도로망 건설 이후 최대의 교통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미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주고 보다 빠른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건설하는 고속철도를 우리만 건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는 철로 건설,정비 · 보수 유지,제품 제작 등에서 수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국가 고속철도망 건설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10억달러를 지출할 것을 제안했다. 미 의회는 최근 고속철도 건설비용 25억달러가 포함된 정부지출계획을 승인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