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라! 취업의 벽…열려라! 대기업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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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요 그룹사 9239명 채용 계획…2009년보다 7.8% 늘어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취업문이 다소 넓어질 전망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매출액 상위 30대 그룹사 중 공기업 6곳을 제외한 24개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상반기 채용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사 중 대다수가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24개 그룹사 중 대졸 공채 진행 여부를 아직 결정짓지 못한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또 LS는 공채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 회사는 하반기에 연간 한 차례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그룹사가 올해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는 셈이다. 2009년 상반기 조사에서는 19개 그룹사만이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그룹사들의 총 채용규모는 9239명으로 지난해의 8572명보다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곳은 삼성과 LG,현대기아자동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그룹은 각각 네 자릿수 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의 경우 아직까지 정확한 채용 규모를 확정짓지 못했지만,올해 계열사의 투자 규모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전년의 2000명보다 다소 확대될 전망이다.
계열사별로 채용을 실시하는 LG그룹의 경우는 올해 대졸신입 사원을 4200명가량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상반기 채용인원은 아직 정확한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지만 전년 수준인 2000명가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의 경우도 상반기 채용되는 신규인력 규모가 작년 상반기 채용인원인 1500명보다는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 시기는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두산그룹은 작년 상반기 채용인원인 132명보다 대폭 늘려 400명가량을 채용할 예정이다. 4월 첫째주부터 전국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캠퍼스 리크루팅을 실시한 후 서류접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CJ그룹은 지난해(170명)보다 80명가량 늘어난 250명을,STX 그룹은 예년과 동일한 규모인 400여명을 각각 올해 상반기에 채용한다. STX는 3월에 캠퍼스 리크루팅을 실시한 후 4월부터 서류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170명과 34명으로 확정지었으며 남은 상반기 기간 동안 인턴사원의 정규직 전환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인력을 모집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롯데도 전년보다 채용규모가 늘어난 7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화도 세 자릿수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기로 했으며 동부,대우조선해양,KT,현대 그룹 등이 예년 수준,또는 소폭 늘어난 규모로 채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에 나서지 않은 기업들도 올해는 신입사원을 모집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아직 규모를 정하지 않았지만 3월 중 공채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한진과 GM대우 역시 정확한 채용규모와 시기가 미정이지만 3월께는 공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기업 취업 시장의 주요 특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턴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SK그룹의 경우 인턴십의 확대를 통해 인턴 대다수를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영어 말하기 시험의 확산도 올해 취업시장의 화두다. 그동안 영어말하기 시험을 시행하지 않았던 동부그룹 등이 올해 상반기 도입을 논의 중에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건설 부문의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4대강 사업 등으로 인해 건설 부문의 신규 채용이 활발하다. 석유화학 부문 기업들도 지난해보다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늘려 잡고 있다. 전기,전자와 제약 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식음료,유통 부문은 채용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부문의 취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공기업들은 올해도 여전히 부진할 전망이다. 취업정보업체인 인크루트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 공기업 33곳 중 10곳만이 채용 계획을 밝혔다. 올해 채용계획 인원은 278명으로 작년의 391명과 비교해 40.6% 줄었다. 공기업 10곳 중 7곳은 아예 채용계획 자체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신규인력 채용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상반기 취업 준비생들은 본격적인 채용이 시작되는 3월에 대비해 취업전략을 돌아보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