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기분 좋게 상승세로 출발했던 증시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른바 '차메리카' 리스크(중국의 긴축움직임과 오바마의 은행규제안)의 파장 때문이다. 하지만 차메리카 리스크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에 가깝다.

우선 중국의 긴축 움직임은 그것이 실물경기의 과열을 반영한다기보다는 부동산 가격처럼 버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산시장에 대한 경고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최근 은행들의 지급준비율 인상은 '부동산 버블 만들기'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조치다. 경기부양 과정에서 과다하게 풀린 유동성에 대한 미세조정 성격을 띤 것이지,경기과열을 반영한 2004년의 금리인상처럼 본격적 긴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오바마의 은행개혁안도 타협의 묘미가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는 경제학적인 접근보다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이 더 본질에 가까울 수 있는데,미국은 협상과 타협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바마의 원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보이며,현재 주식시장이 느끼는 공포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또한 이번 개혁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상업은행의 대출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놓아 경기회복에 긍정적 기여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당장은 힘들 수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회가 될 때마다 저금리 정책이 확고하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와 저금리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이 퇴장하고 있다고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욕망이 우리에게 미소지을 때 그것을 뿌리치기에는 많은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탐욕의 결과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우리는 지난 위기의 역사들을 통해 배웠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라는 차메리카 리스크의 본질을 알았을 때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동요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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