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한 강아지가 강추위 속에서 얼음조각을 타고 최소 120km 이상 바다를 표류한 끝에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선박 발티카호 관계자들은 지난 25일 해양과학자들을 태우고 조사를 벌이던 중 폴란드 해안에서 24km 떨어진 발트해 해상에서 수컷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당시 기온은 영하 20도에 달했고, 바다 한가운데서 이 강아지는 살기위해 얼음조각 위에 매달려 발버둥치고 있었다. 이에 선원들은 작은 배를 바다에 띄웠고, 한 선원이 강아지의 목덜미 잡아 배 위로 건져 올랐다.

현장에 있었던 나탈리아 드가스라는 과학자는 "강아지를 구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며 "강아지가 미끄러져 바다에 빠졌다가 다시 기어올라오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 강아지는 막 구조됐을 때 젖은 몸은 몸을 털지도 못할 만큼 약했다. 선원들이 몸을 말려주고 담요를 덮어 따뜻하게 해주자 강아지는 곧 기운을 되찾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폴란드 북부 토루니주(州)의 도시인 그루지옹츠의 한 소방관은 지난 23일 발트해 남동부 그단스크 만에서 100km 떨어진 비스투라강에서 이 강아지가 떠내려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이 소방관은 강아지를 구조하려 했지만, 떠내려가는 얼음조각들 때문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항구도시 그디니아에서 일하는 한 수의사는 "갈색과 검은색이 섞인 이 강아지의 몸무게는 20㎏으로 5~6세 정도 된 잡종견이며 표류하기 전에는 보살핌을 받아온 것 같다"며 "강아지가 분명히 겁에 질려 있지만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동상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발티카호 선장은 이 강아지에게 '발틱'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으며, 그디니아 항구에 머물며 강아지 주인을 찾아주고 있다. 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발틱을 입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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