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는 이달 11일을 앞두고 건설사들은 초조하다. 정책 호재라는 후광을 업고 그때까지 분양이 끝나지 않으면 이후로는 더욱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노리고 지난해 물량을 대거 쏟아내 분양물량 털기 경쟁도 심하다. 마케팅 부서를 강화하는가 하면 분양가를 할인하고,경품 제공을 내거는 등 뜨거운 분양 열전에 들어갔다.

일단 계약일을 '데드라인'인 2월11일에 맞추기 위한 건설사들의 마음이 급하다. 호반건설은 계약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당초 지난달 20일로 예정됐던 고양 삼송지구 '호반베르디움 2차'의 모집 공고를 4일 앞당겨 16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모델하우스 공사를 다 마치지 못해 통상 모집공고 발표 2~3일 전에 문을 여는 견본주택을 공고 이틀 후에 개관했다.

미분양 단지들은 오는 11일 이전에 계약을 마치기 위해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평상시보다 10배 이상의 분양요원을 투입하고 계약 1건당 수천만원의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지난해 영종하늘도시에 4257채의 아파트를 분양했던 우미건설은 분양 현장에 200여명의 분양요원을 풀었다. 2월11일을 넘기면 분양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는 5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용인 S아파트 단지에도 평소의 10배 수준인 50여명이 분양요원으로 배치됐다. 이들은 하루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계약자를 찾고 있다. 또 무작위로 문자를 보내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 계약 한 건당 최고 2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막바지 분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양 마케팅의 백미는 역시 가격 할인.경기도 고양시의 '원당 e편한세상'단지는 178㎡가 최초 분양가보다 1억원 낮은 6억8000만원에 분양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경품을 주고 웃돈(프리미엄)을 보장하고 있어 실질적인 분양가는 더 떨어지고 있다. 발코니를 확장하고 시스템 에어컨을 무료로 설치해 주는 것은 기본이다. 용인의 '대주 피오레'는 분양가 할인에 중도금 무이자,4000만원 상당의 승용차 제공 등 각종 혜택을 '집대성'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모든 혜택을 합하면 계약자는 집값의 75%만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인천 검단힐스테이트에서 4차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다음 달 11일 기아자동차의 'K7'자동차를 나눠줄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계약을 서두르는 것은 미분양을 빨리 해소할수록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분양비용이 좀 더 들어가더라도 금융회사에 내는 이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는게 낫다는 게 건설사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지방 미분양으로 중견건설업체들이 대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후 금융권의 압박이 심해진 것도 한 이유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