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엠넷미디어의 '슈퍼스타K' 출연자들이 잇따라 앨범을 내면서 활동을 개시했다. 원래 우승자에게만 앨범을 발매해 줄 예정이었지만 줄잡아 10명 정도의 출연자들이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박태진과 몽실이시스터즈 등은 이미 앨범을 냈고,조문근 길학미 박세미 박나래 정슬기 등도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데뷔를 준비 중이다. '슈퍼스타K'가 가수를 키울 여력이 없는 중소 기획사들에 실력있는 가수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가수들이 인기를 얻을 경우 아이돌 중심의 가요 시장도 바뀔 전망이다.

우승자 서인국은 지난해 10월 말 데뷔 곡 '부른다' 등 4곡을 담은 앨범을 발매했다. 이 곡의 음원은 공개 즉시 온라인 음악 사이트 엠넷닷컴과 싸이월드 등에서 3일간 1위를 차지했다. 앨범도 5000장 이상 판매됐다. TV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스타가 됐다.

그는 올 상반기에도 앨범을 낼 계획이다. 성시경과 박효신 등이 소속돼 있는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맹연습 중이다. 그는 "가수의 꿈이 있다면 단 1초도 망설이지 말고 올해 슈퍼스타K에 지원하라"고 말했다.

'슈퍼스타K'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빼어난 가창력과 감동적인 무대로 인기를 얻었던 여성 3인조 몽실이시스터즈도 디지털싱글 앨범 '사랑아'를 발표했다. 숨겨진 실력파 신인에게 싱글앨범 제작 기회를 제공하는 엠넷의 드리밍 프로젝트에 선정된 것.'사랑아'는 엠넷닷컴 차트 1위에 올랐다.

심사위원이었던 이효리가 이상형이라고 지목했던 박태진도 신생사 에스컴퍼니와 전속계약을 맺고 지난해 말 가수 휘성의 지원 아래 디지털 싱글 '구해줘'를 발표했다. SBS 사극 '제중원' OST에도 참여해 슈퍼스타K 출연자 중 소속사 외 타사와 처음으로 계약했다. 그는 "노래부를 때 마음가짐이 달라진 게 가장 큰 변화"라며 "예전에는 스스로의 느낌에 심취했지만 이제는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학미는 바비킴이 소속돼 있는 오스카이엔티와 전속계약을 맺고 새 음반을 준비 중이다. 앨범 재킷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뉴욕을 다녀왔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조문근 박세미 박나래 정슬기는 둥지를 찾았다. 조문근은 드렁큰타이거 등이 소속된 '정글엔터테인먼트',박세미는 쥬얼리 등이 소속된 '스타제국',박나래는 강호동과 유재석 등이 소속된 '디초콜릿이앤티에프',정슬기는 조PD 등이 있는 '브랜뉴스타덤'과 전속계약을 각각 마쳤다. 기획사들은 조만간 신곡 앨범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들은 이달 중순께 타임스퀘어 CGV 아트홀&펍에서 합동 콘서트를 갖고 팬들을 열광시켰다. 올해 본격화될 콘서트와 신곡들이 인기를 꾸준히 얻을 경우 방송을 통해 혜성처럼 출현한 신예들이 가요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슈퍼스타K'출신 가수들은 오디션 과정을 지켜본 시청자 팬들을 폭넓게 확보한 상태"라며 "앞으로 신곡 마케팅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넷미디어 측은 올해에도 '슈퍼스타K'를 개최할 계획이다. 3월 초부터 ARS와 UCC를 통해 응모를 받아 10월께 결승을 치를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