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5.7%(연율 기준)를 기록,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면서 미국 경제가 마침내 침체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 재고조정 효과가 컸던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30일 월가 금융사들이 내놓은 '미국 경제전망 분석'에 따르면 미 경제는 4분기 2003년 3분기 이후 최대폭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5.7%의 성장률 가운데 기업 재고조정 효과가 3.4%포인트에 달해 재고조정 효과가 소진되면 탄력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경제를 낙관하는 전문가들은 소비 측면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신호에도 주목하고 있다. 4분기 미국 소비는 연율 기준 2% 증가했다.

하지만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4분기 성장은 일시적인 요인들에 기인한 것"이라며 "암울하고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반기 미국 경제가 1.5%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로렌스 서머스 위원장도 다보스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지표상 경기회복이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지금은 '인간침체기'라고 할 수 있다"며 실업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