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허리디스크, 신경주사요법으로 통증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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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 협착증 환자
허리 삐끗한 경우에도…치료 효과 뛰어나
허리 삐끗한 경우에도…치료 효과 뛰어나
작년 초 둘째 딸을 출산한 남민희씨(37)가 허리 통증에 시달린 건 6개월 전의 일이었다. '칭얼대는 딸을 업고 빨래며,청소며 억척스럽게 집안 일을 한 탓이겠지'라고 생각한 남씨는 시간이 지나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동안 그저 참기만 했다. 하지만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고 더 이상 병원행(行)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인근 병원에서 받은 판정은 허리 디스크.
병원에서는 "수술을 받으라"고 권했지만,남씨의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수술받는 동안 딸을 맡길 곳도 없었고,집안 일을 대신 해줄 사람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의사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그러면 신경 주사 요법으로 치료해보자"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술 대신 선택한 신경 주사 요법으로 치료받은 지 2개월.이제 남씨는 딸을 업어줄 정도로 허리가 많이 회복됐다.
척추 뼈 사이에는 몸의 하중과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이런 디스크가 외부 충격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척수의 신경근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허리디스크(추간판수핵탈출증)라고 말한다.
허리디스크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척추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운동을 했을 때 많이 생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갑작스럽게 자세를 바꿀 때 발병하기도 한다. 간혹 세수를 하거나 기침을 하다가 디스크가 탈출하는 경우도 있으며,뚜렷한 이유 없이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허리 디스크 환자들은 '허리-엉치(등쪽골반뼈)-다리-발' 순서로 당기고 저리는 통증을 느끼며,특히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엄청난 고통을 경험한다. 기침을 하거나 배변시 심한 통증을 느끼는 환자도 많다. 누워서 쉬면 통증이 줄지만,움직이기 시작하면 도지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불편한 질환이다.
최근 특징은 허리디스크 환자가 20~40대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갓 출산한 주부의 경우 허리 디스크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아이를 돌보고,집안 일을 챙기다 보면 허리에 무리가 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남씨가 바로 이런 사례다. 문제는 남씨와 비슷한 젊은 허리디스크 환자 중 상당수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채 통증을 참기만 한다는 것이다.
수술을 받자니 입원 기간 및 재활 기간 중 직장과 가정에 충실하지 못할까 두렵고,그렇다고 수술 외에 다른 대안은 떠오르지 않아서다.
신경주사요법은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적합한 시술법이다. 신경주사요법은 크게 '신경성형술'과 '신경차단술'로 나뉜다.
신경성형술은 증상을 일으키는 신경 주위에 카테터(특수바늘)를 통해 염증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넣는 시술이다. 통증을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시술 시간은 10분 내외.보통 한 번의 치료로 효과를 느낄 수 있지만,통증이 멈추지 않으면 1~2주일 간격으로 반복해서 치료한다. 하루 입원 후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척추질환과 근육통증까지 완화시키는 장점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척추신경과 말초신경,뇌신경,척추신경절,교감신경절 등에 국소마취제 혹은 염증을 감소시키는 약제를 투여해 예민해진 신경을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치료법이다. 시술 시간은 신경성형술과 마찬가지로 10분 안팎이다. 시술 후 바로 귀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손준석 연세사랑병원 강남점 척추센터 원장은 "신경주사요법은 허리 디스크뿐만 아니라 척추관이 퇴행성으로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 협착증과 허리를 삐끗한 요통 환자 치료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