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고용 稅감면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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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적게 주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고 너무 많이 주면 재정부담이 커질까 걱정되고…." 올해 새로 시행하는 '중소기업 고용투자세액공제'의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 중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같이 고민을 털어놨다. '중기(中企) 고용투자세액공제'는 지난달 21일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고용창출 대책의 핵심내용.전년도보다 상시근로자를 1명 이상 더 많이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추가 고용인원 1명당 '일정 금액'을 이듬해 법인세 산출세액에서 빼주는 제도다. 일종의 '당근'이다.
관심은 '일정 금액'이 어떻게 정해질 것인지 여부다. 깎아주는 세금액수에 따라 기업의 호응도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이 제도를 2004년에 한 차례 도입했다. 당시엔 대기업,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고용을 늘린 기업에 추가고용 1명당 100만원의 법인세를 깎아줬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불과 2년도 안 돼 폐지했다. 고용을 늘리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해 세 감면 혜택이 턱없이 빈약하다는 게 당시 기업들의 불만이었다. 예컨대 근로자 한 명에게 매월 150만원씩만 줘도 연간 1800만원의 인건비가 들고 고용보험 ·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을 합하면 비용부담은 더 늘어나는데,고작 100만원의 세금을 깎아준다고 기업들이 당장 필요없는 일자리를 늘리겠느냐는 지적이다.
5년 전과 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정부는 세액공제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제한하고,세액공제 혜택도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란 걱정이 정부 내에서도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을 늘리기 위해 1명당 200만원,300만원씩 세금을 왕창 깎아주면 되겠지만 그러자면 재정부담이 막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2004년의 경우 이 제도 시행으로 한 해 1130억원의 세금수입이 줄었는데 세금을 더 깎아주면 가뜩이나 부실한 재정에 구멍이 생길 것이란 우려다. 제도 시행으로 확실히 고용문제가 해결되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고용투자세액공제의 세부 대책을 이번 주 중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명 경제부 기자 chihiro@hankyung.com
관심은 '일정 금액'이 어떻게 정해질 것인지 여부다. 깎아주는 세금액수에 따라 기업의 호응도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이 제도를 2004년에 한 차례 도입했다. 당시엔 대기업,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고용을 늘린 기업에 추가고용 1명당 100만원의 법인세를 깎아줬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불과 2년도 안 돼 폐지했다. 고용을 늘리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해 세 감면 혜택이 턱없이 빈약하다는 게 당시 기업들의 불만이었다. 예컨대 근로자 한 명에게 매월 150만원씩만 줘도 연간 1800만원의 인건비가 들고 고용보험 ·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을 합하면 비용부담은 더 늘어나는데,고작 100만원의 세금을 깎아준다고 기업들이 당장 필요없는 일자리를 늘리겠느냐는 지적이다.
5년 전과 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정부는 세액공제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제한하고,세액공제 혜택도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란 걱정이 정부 내에서도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을 늘리기 위해 1명당 200만원,300만원씩 세금을 왕창 깎아주면 되겠지만 그러자면 재정부담이 막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2004년의 경우 이 제도 시행으로 한 해 1130억원의 세금수입이 줄었는데 세금을 더 깎아주면 가뜩이나 부실한 재정에 구멍이 생길 것이란 우려다. 제도 시행으로 확실히 고용문제가 해결되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고용투자세액공제의 세부 대책을 이번 주 중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명 경제부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