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대만 무기수출에 中 폭발…美 대사 전격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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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랙호크ㆍ패트리엇 등 64억弗 판매 결정
中 "보잉 등 관련기업 제재"…네티즌 美제품 보이콧 움직임
中 "보잉 등 관련기업 제재"…네티즌 美제품 보이콧 움직임
"중국은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지 말라"(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미국의 배신과 내정 간섭에 극력 반대한다. "(황쉐핑 중국 국방부 대변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무역분쟁,위안화 환율,달라이 라마 등 양국 갈등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이란과 북한 제재,구글로 이어지더니 이번엔 블랙호크와 패트리엇 미사일로 확대됐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맞먹는 G2(주요 2개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며 예견된 일이란 지적이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인 '팍스 아메리카'와 중국의 신외교노선인 '유소작위(有所作爲 · 해야 할 일은 한다)'가 곳곳에서 충돌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갈등의 심화
미 · 중 간 갈등은 아이러니하게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계기가 됐다. 취임 때부터 "중국이 없으면 세계 경영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1월 중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우루무치 유혈사태 관련자를 사형에 처하는 '도발적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물론 미국도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제재를 결의하는 등 미국의 힘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이후 양국 관계는 이란 제재,지구온난화 가스 감축,구글 사태,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의사 발표 등이 이어지며 칡뿌리처럼 뒤틀리고 얽히기 시작했다.
◆헤게모니 싸움
이런 갈등의 원인은 세계 경영의 헤게모니(지배권) 싸움이란 지적이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려 하고,중국은 새 질서를 창출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대만에 전투용 헬기인 블랙호크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 64억달러어치의 첨단무기를 판매키로 한 것은 세계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얼마나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미국 의회가 30일 내에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을 거부하지 않으면 대만으로의 무기 판매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중국이 이와 관련,미 · 중 군사교류를 개막일 하루 전날 전격 취소하고 보잉 등 관련된 미국 기업을 제재하겠다며 초강경 자세로 나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중국의 4개 부처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방침을 발표한 뒤 '배신''냉전의 사고' 등의 용어를 써가며 릴레이 비난 성명을 냈다. 주중 미국대사도 소환했다. 인터넷에선 네티즌들이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마잉주 대만 총통(대통령)은 31일 "미국으로부터 구입하는 무기는 대부분 방위를 위한 것"이라며 "대만으로서는 안보에 대한 자신감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만 국방부는 "미국이 대만에 필요한 방위용 무기를 앞으로도 계속 판매하길 바란다"며 "향후 각종 채널을 통해 무기 구매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의 리스크 G2
양국의 갈등이 세계경제와 정치에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양국 갈등으로 불확실성이란 어두운 그림자가 세계에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미국과 소련 간의 갈등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G2 신냉전'이 세계의 화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 셈이다. 당장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에 미 · 중 갈등의 부정적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양국이 당장 제로섬 게임 수준의 전면전을 펼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기에는 두 나라 모두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미국의 배신과 내정 간섭에 극력 반대한다. "(황쉐핑 중국 국방부 대변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무역분쟁,위안화 환율,달라이 라마 등 양국 갈등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이란과 북한 제재,구글로 이어지더니 이번엔 블랙호크와 패트리엇 미사일로 확대됐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맞먹는 G2(주요 2개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며 예견된 일이란 지적이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인 '팍스 아메리카'와 중국의 신외교노선인 '유소작위(有所作爲 · 해야 할 일은 한다)'가 곳곳에서 충돌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갈등의 심화
미 · 중 간 갈등은 아이러니하게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계기가 됐다. 취임 때부터 "중국이 없으면 세계 경영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1월 중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우루무치 유혈사태 관련자를 사형에 처하는 '도발적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물론 미국도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제재를 결의하는 등 미국의 힘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이후 양국 관계는 이란 제재,지구온난화 가스 감축,구글 사태,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의사 발표 등이 이어지며 칡뿌리처럼 뒤틀리고 얽히기 시작했다.
◆헤게모니 싸움
이런 갈등의 원인은 세계 경영의 헤게모니(지배권) 싸움이란 지적이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려 하고,중국은 새 질서를 창출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대만에 전투용 헬기인 블랙호크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 64억달러어치의 첨단무기를 판매키로 한 것은 세계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얼마나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미국 의회가 30일 내에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을 거부하지 않으면 대만으로의 무기 판매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중국이 이와 관련,미 · 중 군사교류를 개막일 하루 전날 전격 취소하고 보잉 등 관련된 미국 기업을 제재하겠다며 초강경 자세로 나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중국의 4개 부처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방침을 발표한 뒤 '배신''냉전의 사고' 등의 용어를 써가며 릴레이 비난 성명을 냈다. 주중 미국대사도 소환했다. 인터넷에선 네티즌들이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마잉주 대만 총통(대통령)은 31일 "미국으로부터 구입하는 무기는 대부분 방위를 위한 것"이라며 "대만으로서는 안보에 대한 자신감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만 국방부는 "미국이 대만에 필요한 방위용 무기를 앞으로도 계속 판매하길 바란다"며 "향후 각종 채널을 통해 무기 구매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의 리스크 G2
양국의 갈등이 세계경제와 정치에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양국 갈등으로 불확실성이란 어두운 그림자가 세계에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미국과 소련 간의 갈등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G2 신냉전'이 세계의 화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 셈이다. 당장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에 미 · 중 갈등의 부정적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양국이 당장 제로섬 게임 수준의 전면전을 펼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기에는 두 나라 모두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