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신청을 두 번 하는 재수 끝에 회생절차(옛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받은 보기 드문 사례가 나왔다. 부도난 기업이 법원에서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으면 청산되지 않고 재기의 길을 걷게 된다.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국제종합토건은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2차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1일 밝혔다. 2006년 부도난 이 회사는 두 번이나 3심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거쳐 힘겹게 개시결정을 받아냈다.

이 회사는 2006년 9월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1차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채권자인 우리상호저축은행이 제기한 항고심에서 부산고등법원은 강제인가 결정을 취소했다. 회생절차를 밟다가 그나마 남아 있는 자산도 날려버릴 우려가 있다는 저축은행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대법원도 국제종합토건의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1차 회생절차는 폐지됐다.

국제종합토건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채권자에 대한 변제조건을 재조정하고 영업전망도 재산정해 부산지법에 2차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 부산지법은 2008년 5월 이를 받아들였다. 보유자산 가치가 증가한 데다 부채 변제 조건이 재조정될 경우 실제 수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산고법은 채권자 일반의 '이익적 합성'을 해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취소했다. 다시 심리에 나선 대법원은 이번에는 국제종합토건 측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 회생 이외의 다른 불순한 목적을 가진 불성실한 신청이 아니고,채권자 일반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 발생한 유리해진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봤다. 국제종합토건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의 변희찬 변호사는 "회생절차 개시결정 자체가 상급심에 의해 취소되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었다"며 "한번 결정된 개시결정 자체를 소급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절차안정 이해관계자 신뢰보호 등을 위해 자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