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세계 최상위 IT업체의 위상을 확인시켰지만 100만원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100만원 이상으로 높이던 증권사들이 다시 목표가를 100만원 아래로 낮추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는 변함이 없지만 이같은 기대감은 전고점을 돌파한 삼성전자에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 출구전략의 조기 시행 이슈 등으로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 수급 측면도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현대證, 목표주가 102만원→93만원

현대증권은 1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2만원에서 93만원으로 내려잡았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올 상반기 너무 좋아 내년 상반기에는 이같은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고, 현재 시장의 유동성도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 6개월내 삼성전자의 주가가 100만원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말·연초의 이례적인 D램 가격 강세로 후발업체가 속속 흑자대열에 가세하기 시작, 하반기부터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뚜렷한 공급증가 효과는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겠지만 PC 출하증가율은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분기별 4조 이상의 영업이익을 지속할 것이지만 4분기부터는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현 시점은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이고 너무나 좋은 높은 분기이익 예측은 이미 가시화돼버린 상태"라며 "내년 10% 이상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가시화되기 이전에는 투자의견도 이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대투證, 목표가 100만원→95만원

하나대투증권도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95만원을 낮췄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1분기 실적개선과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우수한 실적달성에 대한 높은 신뢰감 등으로 사상최고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1월 전후로 패널과 D램 평균판매가격(ASP) 증가율이 크게 둔화돼 주가 상승모멘텀(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올 하반기로 갈수록 D램산업과 TFT-LCD(박막형 액정표시장치) 공급량 증가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2분기부터 패널 가격을 시작으로 D램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D램과 패널의 가격 회복 모멘텀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토대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해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PC와 LCD(액정표시장치) TV 등의 탄탄한 수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94만원에서 104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