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내 연구진이 약 2만개의 식물내 유전자가 서로 연결돼 만들어내는 100만개 이상의 기능적 상관관계를 지도화한 ‘유전자 네트워크’를 규명했다.

이인석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식물 연구에 많이 쓰이는 배추과 2년생 식물인 애기장대의 유전자간 네트워킹을 밝혀냈다고 1일 밝혔다.애기장대는 싹이 튼 뒤 다음 씨가 맺힐 때까지의 기간이 약 6주로 짧고 화학물질을 쓰면 다양한 형태의 돌연변이체를 간단히 만들 수 있어 식물 연구를 위한 모델 식물로 많이 활용된다.

사회가 사람간 네트워크이며 인터넷이 컴퓨터간 네트워크이듯 생물체 내 유전자도 서로 기능적으로 연결돼 유전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전자 네트워크를 파악하게되면 밀접하게 연관된 이웃 유전자의 기능을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전자 기능을 예측할 수 있어 현대 생물학 연구에서 중요한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식량 확보와 환경 보호가 글로벌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식량작물의 새로운 유전자 발굴은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이 교수팀은 애기장대의 100만개 이상의 네트워크 지도를 이용,가뭄에 대한 저항성을 조절하는 유전자인 드라스원(Drs1)과 뿌리생장을 조절하는 유전자 라스원(Lrs1)을 새롭게 발견했다.또 유전자 네트워크를 이용한 유전자 발굴법이 유전자의 기능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기존 탐색법보다 10배이상 효율이 높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벼,옥수수와 같은 식량이나 바이오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 작물의 유전자 네트워크를 이용해 형질개량 유전자들을 효과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농업과 바이오 에너지 연구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공학분야 전문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2월 1일자에 게재됐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